일터

[06/10월/지금 지역에서는] 서울경기지역-故 임채수 기관사, 3년 투쟁 끝에 정신질환 산재로 인정!

- 故 임채수 기관사의 승소 판결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2006년 9월 6일 오전 10시 30분경, 소송대리인 변호사 사무장에게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 즉 승소판결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2003년 정신질환의 고통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도시철도 고 임채수 기관사가 노동조합과 유가족의 3년여의 끈질긴 투쟁끝에 드디어 ‘직업병’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나는 곧바로 채수 누님과 통화를 하였다. 사실 전화기를 꺼내 번호 검색을 하던 중, 이심전심으로 누님에게서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 “이제는 됐다, 내동생 죽음의 원인을 알았고 그동안의 쌓였던 억울함의 반분(忿)은 풀렸다. 불쌍한 내동생, 이제는 보낼 수 있게 되었다”는 누님의 말씀에서 기쁨과 회한의 뭉클함이 밀려왔다.

3남2녀의 막내로 온순하고 내향적 성격의 건장한 여수 총각을 누가 죽음으로 내몰았을까? 그렇게 꽃다운 나이에 세상과 등지게 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번 판결문을 보면 직무스트레스와 직무부적응 / 지하구간 장시간운행과 1인승무의 과중한 책임으로 인한 고립감, 심리적 중압감 등 열악한 근무환경, 조직 통제적 근무여건의 지속, 각종 사고에 대한 불안감 증폭 등이 원인으로 밝혀져 있다.

그래서 꼭 판결문을 읽어 보아야 하고 반드시 그에 상응한 조치와 처신을 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첫째는 도시철도 경영진과 관리자들이다.
둘째는 사상사고 경험이 없다고 불승인을 자행하는 근로복지공단과 노동부이다.
셋째는 나를 비롯한 우리 조합원과 모든 노동자들이다.

94년 입사하여 2003년 8월30일 죽는 날까지 햇수로 9년, 실제로는 휴직기간 2년을 빼고 나면 6년 9개월간 도시철도 기관사로서, 노동자로서의 삶이 채수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너무도 젊고 꽃다운 나이에 기관사들이 죽어가고 있다. 벌써 도시철도에서 죽고 병들어 쓰러진 동료 기관사들이 얼마인가?
이제는 가슴 아픈 기억들이 너무 많아져 묻을 공간이 부족할 지경이다.

이제 임채수 동지 죽음의 원인이 밝혀졌으니 우리가 무엇을 하여야 할지는 명백해졌다. 노동환경과 노동조건을 바꾸어내고, 힘들면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하고, 아프면 쉬면서 제대로 치료받고,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위하여 정신 바짝 차리고 각자의 역할을 찾아 실천해야 나가야 하겠다.

10월2일이면 작년에 돌아가신 안길찬 기관사의 기일이 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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