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07/1월/요양자이야기] 정신질환 요양치료에 대해 말한다

2004년 12월 31일 산재 승인을 받아 요양을 한지 어언 2년이 되어가는 지금, 잠시 되돌아 보자면... 죽을 만큼 괴로웠던 2004년 초, 동료 기관사가 공황장애로 산재를 인정받자 살고 싶다는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당시 우리는 노동조합과 함께 7명이 단체로 모여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의 반노동자적인 작태는 요양신청과 함께 시작되었고, 요양과정 내내 우리를 괴롭혔다. 사상사고 경험이 있는 기관사 4명만 산재 승인을 받고, 사상사고 경험이 없는 3명은 불승인 처리된 것이다.

우리들의 발병원인은 사상사고 이외에도 기관사 근무스트레스에 의한 여러 가지가 존재하고 그것들은 신경정신과 의사들도 인정하는 바인데, 공단은 왜 꼭 사상사고 경험만을 산재승인의 유일무이한 기준으로 내세우는지 그 근거없는 판단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요양을 하면서 때에 따라서 근로복지공단에서 휴업급여 청구서, 요양연기 신청서, 전원 신청서등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그것들이 왜 필요한지도 모르고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도 몰라 공단직원에게 물어보면 행정 사무적이고, 고압적인 자세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특히 근로복지공단은 정신질환 환자들이 요양하는데 불편함은 없는지, 병세는 좋아지고 있는지 보다 세심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기는 커녕 전혀 관심조차도 없었고, 오히려 병명에 따라 자기들이 임의적인 요양기간을 설정해 놓고 환자들에게 치료가 길어지고 있으니 빨리 요양을 끝내라는 공단의 태도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우리는 이중의 마음의 상처를 입는 바람에 한때 병세가 더욱 악화 될 때도 있었다.

같은 처지의 동료환자 5명이 처음에는 원진녹색병원에서 약물치료 위주의 요양치료를 받다가, 경희의료원으로 전원하여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고, 다시 한양대 구리병원에서 새로운 치료법인 EMDR치료를 하면서, 서로 치료에 도움이 될 만한 의견을 나누면서 지금은 서로의 아픔을 평생을 같이 보듬어 줄 마음을 갖게 되었다.

힘들고 어려웠던 기나긴 요양치료의 끝자락에 있는 지금, 우리는 이제 함께 가까운 산으로 등산도 다니고, 요가도 배우고, 효과가 있다는 치료법도 같이 병행하고 있다.
이제 우리 5명은 세상 그 누구보다도 서로의 마음을 잘 아는 사이가 되었고, 평생 의지하며 지낼 수 있는 동지로 다시 태어났다.

우리는 반드시 재활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치료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후에 우리와 같은 정신질환으로 요양을 하게 될 재해자들도 약물치료에만 의존하거나 근로복지공단의 눈치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못한다면, 죽을 때까지 결코 고통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회사가 나를 쓸모없는 폐품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과 함께 원만한 회사 복귀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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