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07/1월/지금 지역에서는] 부산지역

사찰에서 왠 노동탄압, 인권탄압 ?

천태종단 산하 최대의 사찰로 명성이 높은 부산시 초량동 소재 어린이대공원 입구에 위치한 삼광사에서 부산지역일반노조로 조합원가입을 해온 ‘처사/보살’님들이 있다. 종교집단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자신의 노동력을 착취당하면서도 소위 부처의 이름으로 자신의 처지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었다. 수년간 사찰내부의 부당한 인사에 대한 불만이 있었으며, 근로조건과 처우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어 온 상황이다. 이러한 많은 내부문제들을 자체적으로 해결해 보고자 많은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종단측의 해결 의지나 문제제기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이렇게 문제제기를 한 당사자들에 대하여 “해고하라”는 명령만 있었다 한다. 이곳저곳을 전전하여 풀어보고자 하는 노력들은 성과를 못보고 결국엔 노동조합을 선택했다. 가입시점은 2005년 8월말이며, 초기가입시의 인원이 30여명 이었지만, 그간의 과정에서 사찰측의 탄압과 회유에 의해 조합원의 숫자는 많이 줄어든 상태이다. 이것이 정녕 부처님의 뜻일까?

노조가입후 부산일반노조에서는 삼광사주지스님 앞으로 상견례요청 공문을 보내고, 현안문제와 더불어 단협을 맺고자 수차에 걸쳐 요청을 한바 있지만, 사찰측에서는 계속해서 상견례일정을 미루기만 하고 교섭을 거부해 왔다. 이렇게 시간을 벌면서 사찰측에서는 조합원에 대하여 노조탈퇴 협박과 노조무력화공작에만 몰두했다. 절에서 인권탄압을 한다니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천태종단에서는 노동자들에게 특히나 조합원들에게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인권탄압을 그동안 자행하여 왔다. 조합원 뺨을 후려치는 것은 예사이고, 온갖 상스런 욕설을 퍼붓고 재수없다며 많은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 공공연히 소금을 뿌리며 ‘노조귀신 물러가라’고 외쳐댔다. 1년이 넘도록...
조합원들의 행동하나하나를 하루 종일 감시하였고, CCTV까지 동원한 감시활동은 상상을 초월한다. 신도들이 이러한 사실들을 얼마나 알까? 수차례에 걸쳐 사찰내에서 부당행위의 중단과 인권탄압의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지만 번번히 사찰측에서는 신도회를 동원하여 온갖 욕설과 폭력을 행사하고, 조합에서 내걸었던 현수막을 절도해 가며, 노조반대서명운동 등의 불법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해왔다.

그런 대한불교천태종단이 결국 삼광사에서 일하던 부산일반노조조합원 전원을 모조리 해고하였다. 지난 12월2일 아침, 삼광사에서는 조합원들에게 당일부로 해고한다는 해고통보서를 던져주고 갔다.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천태종단의 몸부림은 끝내 조합원 전원을 해고하는 작태를 보였다. 해고로 내몰린 조합원들은 12월 8일 대구 대성사에서 열린 천태종단 차문화행사장 집회투쟁을 전개하였다. 대성사에는 전국의 천태종단 소속 사찰에서 총무원장을 비롯한 높은 간부들과 중들이 많이 집결하여 차(茶)를 음미하면서 즐기는 행사가 진행중이었다.
얼마나 수준높은 문화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들이 따뜻한 방에서 향긋한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눌 때, 그들에 의해 모가지가 짤린 조합원들은 사찰밖 찬바람이 부는 아스팔트 위에서 그들을 규탄하며 하루종일 몸이 꽁꽁 언채 투쟁하고 있었다.

“노동조합 인정하라!”

이 나라 헌법이 보장한 노동기본권 아닌가?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노조가 만들어지고 활동하고 있는데 왜 그토록 노조를 못 잡아먹어 환장인지 모르겠다.
노동조합이 불순세력이라나 뭐라나...

법에서 보장하는 노동조합을 절에서도 인정하라는 것! 노동조합과의 성실한 교섭에 응하라는 것! 이것을 수용하는 것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일까? 법에서 보장하는 노동기본권을 묵살하면서도 중생구제의 염불을 외워댈 수 있을까?
천태종단 삼광사에서는 이들을 해고하고 이틀 후 사찰내 경비업무를 용역직으로 전환하여 새로운 인력을 고용하였다. 사찰내 노동인력을 용역직으로 돌리고, 임금은 연봉제로 일방적으로 전환하였다.
올해 초파일날 삼광사에 달린 연등 갯수만도 수만 개였는데, 노동자들 임금 몇 푼이나 된다고 그것을 용역으로 돌리고 연봉제로 돌리고 해고를 일삼다니.....

우리 사회에서 누구는 노동자이고 누구는 아니란 말인가? 절에 다니고 교회 다니면 노동자이길 포기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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