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법안과 관련한 공방, 그리고 국회 통과를 지켜보면서 비정규노동자의 안전보건 문제를 누가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조직화 노력을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고민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산재보험제도에서 철저히 배제된 중소영세 비정규, 유통서비스 노동자의 문제가 바로 눈앞에 다가왔다. 나는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교육센터는 과연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때마침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회가 건설되면서 금속, 화섬, 공공, 보건 4대 연맹/노조가 체계적으로 안전보건 문제를 논의하고 조직적 결의를 통해 집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4대 연맹/노조 이외의 조직들 문제가 자연스레 제기되었고, 안전보건 취약노동분과의 건설이 기획되었다. 무엇을 해야 하며,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은 이제 더 이상 숨고르고 편안히 던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코앞에 닥친 숙제가 되었다. 2006년이 교육센터에게 갖는 의미이다.
“그래, 이제는 말로만 하지 말자. 진짜로 비정규 영세노동자, 여성노동자, 이주노동자의 문제에 대한 우리 조직의 비중을 높여내자. 최소한 50 %까지는 늘려보자” 이렇게 생각하니 덜컥 겁이났다. 이제야 매달 현장 동지들과 만나는 기획교육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상황이고, 일과건강이 간신히 정기적으로 발간되는 수준에 도달한 것이 2006년의 교육센터 모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도전하지 않는다면 내일 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을 것 같았다. 아니, 오늘 못하면 내일은 아예 생각조차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원진교육센터는 이제 제2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센터는 현장 동지들과 맺은 네트워크에서 안전보건관련 정보를 유통시키는 허브의 역할을 자청해왔다. 일과건강의 발간도 이 때문이고, 기획교육의 배치도 이 때문이다. 이제 교육센터는 이러한 사명에 하나를 더 추가한다. 비정규 영세 노동자 등 안전보건 상황이 취약한 노동자들의 안전보건 실태를 진단하고, 현장 활동론을 정립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미조직 조직활동가 훈련프로그램을 생산할 것이다. 비정규 활동가, 영세사업장 활동가, 유통 서비스 여성활동가가 현장에서 안전보건 활동을 왜 해야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내용을 만들어낼 것이다.
“안전보건 관심은 높아요. 하지만, 우리 실정에 안전보건 활동까지는 무리죠”라는 비정규 영세 활동가들의 고백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2007년부터 교육센터는 이렇게 얘기하는 활동가들을 양성하고자 한다. “우리 현장에서 안전보건 활동을 제대로 하는 것은 미조직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중요 무기죠. 안전보건이란 우리에게 노동조합이 왜 필요한지 온 몸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슬로건이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어설프지만, 관심과 애정으로 격려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