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연구소는 노동운동과 노동보건운동에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의한 노동강도강화에 맞서는 이념과 실천으로 일정한 자기 역할을 해왔다. 특히 2005년 하이텍투쟁을 통해 우리는 대중의 직접 행동과 실천을 조직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06년에는 현장 주체를 세우고 지역투쟁을 바탕으로 전국투쟁을 만들어 가는데 중점을 두고,
(1)명확한 실천의제 수립과 조직
: 심야노동철폐/휴게시간확대/작업중지권복원/공단3대독소규정폐기 4대실천의제 조직
(2)연구소의 활동영역과 힘을 키우고 넓히기 위한 대중활동의 확대, 강화
: 책자발간, 기획교육, 공개토론회등을 통해 연구소활동을 더 많은 이들의 경험으로 넓히자
(3)조직활동으로의 단련
: 1인1과제, 회원내부교육, 연구소 안팎의 네트웤 구성 등을 통하여 조직활동을 강화하자
라는 세가지 사업방향을 설정했다.
1. ‘4대 실천의제’를 실천으로 만들기 위한 2006년 ‘한노보연’
4대 실천의제는 이전 활동 성과를 이어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병들지 않고 일하기’에서 ‘이윤보다 노동자의 몸과 삶이 더 중요하다’ 라는 문제의식으로 일진전한 것이며 자본에 빼앗긴 현장과 몸과 삶, 이데올로기를 되찾기 위한 내용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지난 한해동안 4대실천의제를 현장내에 쟁점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연구소 독자적으로는 <일터>와 주요 집회 선전활동을 통해, 그리고 금속과의 공동사업으로 진행했던 6.20요양재활복귀토론회, 현장소자보 시리즈물 제작, 노동강도평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일년 내내 다양한 경로로 시도해왔다.
이러한 06년 활동을 통해 연구소 4대 실천의제에 대해 충분치는 않지만 주요 활동 주체들에게 공감을 얻거나 중요함을 알리고 확장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과 현장에서 유력하게 공론화시키지 못하였고, 특히 일상 현장활동으로 진전시키는 것에는 이르지 못했다.
초기 기획으로 실천단을 꾸리고 매월 ‘노동자 건강권 쟁취의 날’을 만들어 지역과 현장에서 실천의제를 가지고 일상적인 대중행동을 조직하려던 <건강권쟁취 실천본부>의 제안은 실패하였고, ‘건강권 쟁취의 날’ 역시 민주노총의 형식적 결의에 그치고 말았다.
연구소 4대 실천의제에 대해 ‘구미는 당기지만 무엇부터 해야할지 모르겠다’, ‘현장/현안과 동떨어져있다’ 라는 지역과 현장의 평가가 드물지 않게 나오는 것이 엄연한 주체의 현실이지만, 이는 거꾸로 실천의제의 힘은 그 현실속에 숨어있는 요구와 필요를 일상의 구체적인 실천제안으로 끄집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보아야 한다.
지역과 현장에서 받을 수 있는 4대 실천의제를 구체화하고, 일상활동꺼리로 제안하는 활동,이것이 2007년 우리의 과제이다.
2. 연구소의 활동영역과 힘을 키우고 넓히기 위한 2006년 ‘한노보연’
2006년은 연구소의 활동영역과 활동력을 키우고 넓히기 위해 여러모로 모색한 시기이도 하다. 일상활동의 경우 현장의 요청에 따른 교육 뿐 아니라, <노동자의 몸과 삶> 학생포럼, 공공연맹 노안교육, 노동자교육센터 기획강좌, 부산지역본부와의 공동 노동안전보건학교 등 연구소 자체 기획이나 외부와의 공동/참여 교육사업을 다양하게 시도했다. <일터> 역시 필진을 연구소회원에 국한하지 않고, 그 내용에서도 여러 지역과 현장의 현실을 담아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제 본 궤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독자연구사업 역시 학습지노조, 철폐연대와의 공동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역운동의 측면에서 서울과 부산 각각 하이텍 공대위와 부지매 투쟁에 일상적으로 결합해왔으며, 하이텍 공대위의 경우에는 우리의 실천의제나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 및 실천과정에 회원 이상으로 열심히 함께 해왔다. 또한 부산지역 이주노동자 DMF 중독 사망사건에 대한 지역 차원의 연대활동이나 서울지역에서 총파업-총궐기 투쟁시기 서울 공투본 결합활동은 비록 지역내 주체들의 입장이나 경험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운동의 단초로 삼을만한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노동보건운동의 측면에서는 노안네트웤을 통하여 각 지역의 고민과 활동을 적극적으로 나누고, 선전물이나 교육자료 등의 실물을 긴밀하게 공유하며, 주요 현안에 대한 조직과 실천을 함께 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연구소의 대중 활동의 결과는 우리 자신을 포함하여 지역과 현장에서 실제로 투쟁하고 있는 주체들간의 연대가 단순한 품앗이 수준을 넘어 지역차원, 전국차원의 합력을 이룰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함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3. 회원의 요구와 힘을 모으기 위한 2006년 ‘한노보연’
이러한 연구소의 활동량과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데 반하여 정작 회원들의 연구소 활동력은이에 미치지 못했다.
다양한 부문의 활동가들과 만나 전체 운동에 대한 회원들의 인식을 넓히기 위해 만든 매월 첫째주 월요일 <열린토론, 세상을 보다>, 정세인식과 연구소활동에 대한 공유, 회원 일상에 대한 소통을 위해 매월 셋째주 금요일마다 열린 서울지역회원 <월례모임>, 그리고 부산지역의 격주 <회원 전체모임>은 그 체계와 내용이 안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이 참여가 높지 않았다. 회원 전체가 참여하자고 뜻을 모았던 주요 집회나, 연구소 자체적으로 기획한 <4월의 야단법석> 선전전, 연구소 3주년 기념모임 등에도 운영집행위원들 이외의 회원 참여는 거의 없었다.
회원들의 사회생물학적 변화로 인해 개인 일상 하중이 늘어나면서 연구소 활동 참여가 쉽지 않음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연구소가 회원조직으로서의 정체성을 버리지 않는 한, 각 회원들의 상태와 연구소에 대한 필요/요구에 기반을 두고 회원 활동을 강화해야 할 필요도 너무나 절실하다.
또한 운동사회에서 연구소가 요구받고 있는 역할과 이에 따라 실제로 늘어난, 앞으로 늘어날 연구소 활동량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집행위원회와 상근활동가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되면 사업의 집행기획을 수립하고 실제로 집행하는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좀 해본> 개인 경험에 따라 역량을 배치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노련함과 안정성을 얻을 수는 있겠으나, 과연 그것이 개인을 넘어 연구소 전체 차원에서 확인되고 있는지, 앞으로도 이렇게 해나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면 부정적이다. 그런 점에서 각 회원의 삶/노동 현장을 기반으로 운동의 공간을 확장해가기 위한 <1회원 1과제>가 제대로 자리잡도록 어렵지만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