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갔다
마음을 비우고 싶어
몸을 비우고 싶어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자신은 한국을 좋아한다고, 한국에 가고 싶다고, 한국에서 일해서 돈을 버는 것이 꿈이라고, 나를 붙들고 연락처를 적어달라고 조르는 친구를 만났다.
마음을 비우지도 몸을 비우지도 못하고 한국에 왔다.
한 달이 멀다하고 메일이 온다. 친구의 꿈을 차마 뭉갤 수 없어, 참고 기다리다 스물이 되면 오라고 답 메일을 보낸다.
노동의 꿈이 버려진 땅을 바라보며 이주移住의 꿈을 키워가는 샨티니케탄의 친구에게 나는 업을 쌓으며 편지를 쓰고 있다.
* 샨티니케탄은 인도 북동부 서뱅골주에 있는 옛 도시다. 산스크리트로 ‘평화가 깃드는 곳’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