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전남대병원 故노병간 조합원의 유가족이 1월 2일 산재신청서를 접수하고 3일부터 현재까지 근로복지공단 유가족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고인의 죽음이 개인적인 죽음이 아닌, 전남대병원의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노동통제에 따른 스트레스에 기인했으며, 병원측의 강제 휴직, 퇴직종용이 고인의 죽음을 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故노병간 조합원은 전남대병원 중앙공급실에서 25년간 근무하였는데 05년 근무중 무릎을 다쳐 산재로 인정받아 치료와 보상을 받았다. 그러나 병원측에서는 중앙공급실에 인력이 부족하다며 고인에게 조기복귀를 종용하였다. 고인은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1개월 앞당겨 업무에 복귀하였으나, 고인에게 돌아온 것은 중앙공급실에서 린넨실(세탁물실)이라는 일방적인 업무부서 변경이었다. 린넨실에서는 가장 하급자의 위치에서 일해야 했으므로 한마디로 ‘좌천’이나 다름없었고, 대부분 서서 일해야 하는 작업이 많았다.
결국 무릎 통증이 더욱 심해졌고,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과 적응장애가 생겨 병원치료를 받았다. 병원측은 치료중이었던 고인에게 퇴직종용을 하여 고인을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로 몰아넣었던 것이다.
故노병간 조합원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에 일방적인 부서이동과 퇴직종용으로 인한 고충을 노동조합을 통해 병원측에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병원측은 고인의 요구를 묵살하였다. 명백하게 고인을 죽음으로 내몰았음에도 병원측은 故노병간 조합원의 자살사고는 자신의 책임이 아니며 계속해서 ‘업무상 자살’로도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발뺌만 하고 있다. 이에 분노한 유가족들은 1월 12일, 18일 두차례 전남대 병원 로비를 점거해 전남대 병원의 ‘강제적인 사직강요와 일방적인 업무부서 변경’이 고인의 죽음을 불렀다는 것을 인정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후 전남대병원에서 유가족들은 1인 시위를 매일 진행하였다.
현재 근로복지공단은 조사가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자살에 대한 업무상 재해 판정을 미루고 있다.
지난해 전남대병원에서 연달아 2명의 간호사가 자살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공분을 느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랬다. 그러나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계속에서 자살사건이 일어났다.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이다. 병원은 노동자들에게 끊임없이 과도한 업무를 요구하고 이를 무리 없이 추진하기 위해 수많은 스트레스를 가하고 있다. 또한 故노병간 조합원 처럼 다쳐서 일을 제대로 못하게 되면 야박하게 병원에서 사람을 쫓아낸다.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그것이 억울하게 죽은 이들을 올바르게 애도하는 길이다.
유가족은 계속해서 매일 근로복지공단과 전대병원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광주노동보건연대도 유가족과 함께 계속해서 연대투쟁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