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07/3월/현장의 목소리] 허허벌판 오창공장 앞, 조합원들의 웃음소리로 채웠습니다

성실하게 교섭을 통해서 부당해고 조합원감시차별 노조탄압등 6년 묵은 노사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이제 단체협약해지통보까지 날리며 노조탄압에만 혈안이되어있는 하이텍 자본에 맞서 우리의 투쟁의 의지를 보이고 또한 우리 스스로도 투쟁을 새롭게 결의하면서 하이텍알씨디 코리아 지회 조합원들은 2월 6일-15일까지 충북 오창공장 노숙투쟁을 전개하였습니다.

성실한 교섭과 면담을 요구하였지만 받아 들려지지 않고 경찰 병력에 의에 악질적인 자본에 가로막혀 진행되지 못하였습니다.

이런저런 걱정을 뒤로 하고 오창공장앞의 노숙농성을 시작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웠습니다.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시작하려던 조합원들에게 집회가 끝났는데도 공권력을 철수하지 않고 남아 우리쪽 대오가 조금 남아있을때 “이곳은 산짐승들이 있어서 천막을 설치하면 안돼고 천막이 산짐승들의 거주지가 될수 있어 걷어가겠다” “노숙을 하겠다면 그것은 막지 않겠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며 무참히 천막을 2차례나 걷어내며 하이텍 자본과의 긴밀함을 들어내기라도 하듯이 폭력을 가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가 투쟁을 포기 할줄 알았던 모양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는지를 조합원들의 그리고 공대위 동지들의 당찬투쟁을 통해서 보여주고 돌아왔습니다.

비록 따뜻한 잠자리는 없이 비닐한장으로 비와 바람 심지어 눈보라까지 막았지만 그래도 조합원들과 공대위동지들은 즐거운 투쟁을 했습니다.

우리의 신조 “배터져 죽을수는 있어도 얼어죽을수는 없다”였습니다.

탄압받는게 열받고 날씨는 추운데 배까지 고프면 안된다는 것이 50대언니들의 생각이었습니다. 실제 어마어마한 양의(상상초월) 식사를 하고 온것 같습니다.^^

한번은 적들이 모조리 (우리의 물건들,식사도구까지)들고 가버렸고 다음날 아침을 먹을수 없게 되자 조합원들은 있는 것을 총동원하였습니다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전날 살아남은(?) 큰주전자에 장작불을 짚여 물을 끓여 언니들이 가져온 묵은지에 맛있게 컵라면을 먹은 기억이 납니다. 얼마나 맛있었는지 지금도 군침이 돕니다.

매일 밥먹고 산에 나무하러 가고, 다시 밥먹고 산에 나무하러 가고 어느새 우리 조합원들은 나무꾼이 다 되어 있었습니다. 얼마나 해온 나무가 많던지 그나무의 열기 때문에 그 추위에 아이스크림까지 먹게 될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어딜 가나 땔감만 눈에 들어오는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답니다^^

비록 추운곳에서 잠을 자야 했고 서글프고 청승맞은 조건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도 비록 몸은 고단했지만, 조합원들 모두가 그 상황에 굴하지 않고 오랜만에 큰소리내어 웃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썰렁하고 악질적인 노조탄압을 하고 도망간 하이텍공장 오창땅을 당찬 우리 조합원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채우고 돌아왔습니다. 지금도 점심시간이면 모여서 그때 일을 이야기하며 웃음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어도 그것을 헤쳐나갈 수 있고, 또한 어디라도 어떤 투쟁이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금 확인하였습니다.

늘 우리 조합원들 곁에 있는 공대위동지들과 하이텍 투쟁에 함께 하는 많은 동지들의 끈적한 동지애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지치지 않는 이런 투쟁의 의지로 07년 올해는 기필코 투쟁을 승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함께 해 주신 동지들 늘 감사합니다.

07년 정해년 복터지게 받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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