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07/3월/특집2] 철도·지하철 사회 공공성 확장을 위한 몇 가지 제언

최근 지하철내 지하공기질의 문제, 철도·지하철 요금인상과 열차운행의 시격 확대, 도시철도 역사 및 차량 관리의 자본에 위탁 등 강화되고 있는 철도․지하철 이윤논리와 상업화 공세에 맞서 ‘철도․지하철의 안전과 공공성 확대 강화’라는 포괄적인 사회적 의제를 가지고 노동사회시민단체가 광범위하게 결집하였다.
그들은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사회공공성 실천투쟁을 펼치고자 ‘철도·지하철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사회노동 네트워크(준)’의 이름으로 상설연대체를 준비하고, 지난 2월14일 철도․지하철 공공성의 새로운 모색과 실천과제를 큰 주제로 창립 심포지움을 열었다.

창립 심포지움에서는 철도․지하철의 안전과 환경 공공성, 역사 공공성, 빈곤층의 교통요금과 교통기본권, 장애인 이동권, 철도안전법개정법률안 등 다양한 의제가 다루어졌는데, 지하공기질문제를 포함한 철도․지하철의 사회공공성 확장을 위해 노동운동과 시민사회운동은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들어보았다.

1. 대중운동 또는 사회운동 양식으로서 ‘사회 공공성’이 제기되어야 한다.

지금껏 사회공공성에 대한 대응은 정부 정책을 공격하거나 단발적 문제제기 정도로 그친 경우가 많다. 아니면 입법 청원이나 정책 개입으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혹 대중 실천 사업으로 제기된 경우라 할지라도 노동조합 간부 차원의 대응으로 한정되거나 몇몇 사회단체들이 끈질기게 문제를 제기하는 양식으로 제한되었다. 이것은 ‘시민사회노동 네트워크 제안서’에서도 지적하고 있는 바이다.

이제 철도·지하철 공공성에 대한 실천은 대중운동, 사회운동으로 드러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노동조합들은 노조 사업의 일부로서가 아니라 이를 사업의 중심에 놓거나 최소한 기본 사업의 하나로 배치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철도·지하철 현장조직과 그 활동가들 역시 이를 외부의 사업 혹은 탈(脫)현장 사업으로 왜곡하기보다는 이를 통해 노동자의 계급성과 의식성을 사회적으로 형성·전진시킬 매개로 삼으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운동단체들의 접근 역시 새로워져야 한다. 일부 사회단체들은 직접 행동 양식을 모범적으로 보여주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사회단체들은 정책 개입과 입법청원에 집중하면서 여론의 집중을 받는 행위 양식에 보다 적극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 당장 시민사회노동 네트워크가 위력적인 대중 행동을 조직하거나 그렇게 표현될 수 없음은 분명하다. 즉, 단기간에 어떤 성과를 목적으로 할 경우 대중운동 행동 양식은 기본적으로 채택될 수 없다. 오히려 중장기적인 시야를 갖고 차근차근 대중행동을 조금씩이라도 불러일으키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과 작업장이 분리되거나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실천 중심의 사업 계획’이 매우 필요하다.

2. 적극적인 사회 쟁점 형성과 공감 형성

철도·지하철의 사회공공성을 제기하고 실천했던 단위들은 지금까지 의제를 만들고 형성하는 일은 열심히 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분산적이었거나 부분적인 쟁점화에 그쳤던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세부 의제와 쟁점들에 대한 전문적 접근 체계는 유지하되 ‘사회 공공성’이라는 포괄적 의제를 쟁점화 하는 종합적 노력이 병행되거나 혹은 그것으로 집중되어야 한다. 이 때, 사회 공공성을 일반적이고 당위적인 수준에서가 아니라 절대적이고 필수적인 문제로 과감하게 제안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삶과 생활, 노동의 양식과 결합하여 새롭고도 다른 삶에 대한 전망과 결합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생활임금’ 쟁취 혹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사회복지 확산’이라는 구래의 접근과는 판이한 발상을 요구한다. 임금을 올려서 생활임금을 얻어서 사회 생활을 영위하려고 했던 발상에서 벗어나 사회공공성을 통해 실 생활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공공기관 이사회와 운영에 대한 노동자·민중 참여 역시 강력하게 제기되어야 한다. 대의적 방식이나 전문가들에게 위임하는 방식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사회공공성의 개별 영역을 이용하고 그것을 작동시키는 노동자·민중이 사회공공성의 실질적인 주체여야 함이 적극적으로 제기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노동조합들은 ‘경영참가’를 넘어서 ‘공동결정’을 요구하는 차원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구체적으로 철도·지하철과 관련해서는 보다 급진적인 요구들이 제출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철도·지하철 요금 절반, 철도 재국유화, 철도·지하철 운영 민중·시민 위원회 구성, 요금책정 기준과 과정 공개, 교통요금 이용자(시민)가 직접 참여․결정, 역세권개발이익 30% 지역 환원 등을 사회적 쟁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성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아니라 그것을 실제로 실현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제기를 과감하게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작업장 내외를 아우르는 계급적·사회적 공감을 이루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로서는 노동조합을 통해 조직된 노동자 대오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향후 사회공공성 투쟁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들이 현재와 같이 작업장 내에서 기업별 임단협을 통해 자신의 노동조건과 근무환경을 개선하는데 골몰한다면 사실 사회 공공성 투쟁은 작업장 외곽에서 소수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힘들고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이런 어려움은 대중운동의 방식보다는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하는 실천으로 경도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역 사회에서의 공감을 만드는 일도 매우 필요하다. 역사 공공성과 교통 공공성, 지하철 안전과 이동권 보장 등을 매개로 지역의 운동을 형성하고 지역의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까지 이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3. 대담한 직접 행동

한국 사회에서 진보적 담론과 공공성 의제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관심이 저하되는 이유는 정치적 쟁점화가 불분명하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입법을 둘러싼 국회·정당 간 갈등은 있으나 그것에 대한 내용은 산발적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있을 뿐이다.
사회 공공성투쟁은 입법과 청원, 그리고 예산과 세금에 대한 세부 정책의 문제이지만은 않다. 구도를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즉, 대중적으로 그것을 요구한다는 분명한 행동이 있어야만 세부 정책을 논의할 수 있는 여지조차 확보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철도·지하철을 비롯한 각종 분야의 사회공공성 요구는 결국 현실 여건 속에서 국민 세금 부담 증대로 귀결될 것이며, 그렇다면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대담한 직접 행동들이 조직되어야 한다. 프랑스에서 있었던 건물점거운동, 브라질의 토지점거운동과 같은 행동으로 나아갈 정도의 대중적 토대도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일반 국민과 교감하는 적극적 행동들이 조직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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