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창원, 진해 지역에서는 지난 한 달 사이 세 곳의 사업장에서 네 명의 노동자가 잇달아 사망해 가족들과 주변 노동자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2월 28일에는 선박 의장품을 생산하는 오리엔탈 정공 사내하청 성진기업에서 도장공으로 일하던 고 정동화 노동자가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고인은 당일 오후 3시경 복통을 호소하였으나 의무실에서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거나 병원에 이송되지 못한 채 탈의실에 한 시간 이상 방치되었고, 오후 5시경 병원으로 후송하였을 때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부검 결과 고인의 사인은 ‘긴장성 기흉’으로 밝혀졌다. 2003년 천식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2004년 같은 현장에서 발생한 추락사고로 인한 ‘사고성 기흉’으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고인에 대한 적절한 사내 보건관리와 응급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고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망 원인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고인이 2002년 입사했음에도 불구하고 2006년 12월 1일에서야 고용보험에 가입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2002년부터 2006년 11월 30일까지 고인의 경우 고용보험조차 가입되지 않았다는 것이며, 더 큰 문제는 작년 11월에 고용보험을 납부했다고 월급 명세표에 되어 있는 것을 볼 때 사측이 고용보험료를 착복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노동기본권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하청노동자들의 현실에 유족들의 분노는 극에 달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지난 3월 19일 오전 10시경 로템지회 김영철 감사가 현장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하였으나 사망하였다. 고 김영철 감사는 06년 하반기 지회 감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회 사무실로 출근했다가 복통을 호소하여 사내 부속의원을 방문, ‘가스명수’와 ‘소화제’를 처치받고 한 시간 가량 안정을 취하고 난 후 지회 사무실로 향하던 중 쓰러졌다. 로템 지회는 고 김영철 감사가 사내 부속의원에서 한 시간 가량 치료를 받은 후 사망한 것에 대해 회사측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사망 원인을 사내 응급의료체계 및 사내 부속의원의 문제로 규정하면서,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고 사내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사후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사내부속의원을 폐쇄할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3월 22일 오전 11시경에는 두산메카텍 작업 현장에서 52t짜리 중앙구조물(크로스 빔)이 5m 아래로 떨어져 작업 중이던 인부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경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의 원인은 당연히 사측의 허술한 안전관리 때문이었다. 간교 수평 작업장에 '파이프 스포트'라는 지지대가 설치되지 않았고, 작업 중인 간교 아래에는 노동자가 들어가서는 안되지만 이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간교 아래에서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정해진 공기안에 무리하게 공정률을 맞추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실제 이날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은 전날에도 야간 잔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부실한 사내 보건관리체계, 사측의 허술한 안전관리, 최소한의 노동기본권조차 지켜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오늘도 수많은 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노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