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07 한. 일 석면포럼에 참가한 한국과 일본의 단체들은 한국 정부에 여수지역 건설노조 이 재빈 노동자의 석면 폐암 산재인정과 건설노동자에 대한 석면 종합 대책 수립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소리 없는 살인도구인 석면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매년 9 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석면 소비에 있어서 세계 10위인 한국의 경우 85% 가까이가 건설현장에서 사용되었고, 2006년 건설현장에 대한 실태조사에 있어서는 조사 대상의 90%에서 석면 건축재가 확인된 바 있다. 실제 건축 현장뿐 아니라, 지하철 현장, 조선업 현장에서 석면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 건설노동자이다. 그러나, 그동안 다단계 하도급의 구조 속에 건설노동자는 석면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석면포를 뒤집어 쓰고 쪽잠을 자기도 하고, 아무런 보호 장구 없이 일해 왔다. 또한 일용직 고용이라는 단기 고용구조 속에 건강검진을 비롯한 제반 노동보호제도에서 소외되어 왔다.
여수산단에서 약 17년간 일을 해온 비계공 이재빈 (50세) 노동자의 경우도 비계틀을 설치하고 해체하는 과정에서 석면이 포함되어 있는 보온재등 분진 현장에서 일회용 마스크 하나 없이 일을 해 왔다. 또한, 소위 플랜트 현장의 셧다운(대정비) 기간에는 기계철거 및 배관 파이프라인 철거 작업을 주로 하면서 파이프에 남아 있는 보온재 등을 그대로 들이마시다시피 하며 일을 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급기야 지난 2006년 폐암 3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판정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역학조사 과정에서 여수 산단에서 2004년까지 석면관련 제품이 사용되었던 것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산재를 신청한지 1년여가 다 되도록 이 재빈 노동자의 산재를 승인하지 않고 있다. 고용기록, 작업기록 등이 남아 있지 않아 업무와의 연관성이 미약하다는 것이 그 주요한 이유이다. 한국 정부가 석면 관련한 산재 인정에 있어서 이러한 태도를 지속한다면, 석면의 85% 이상이 사용된 건설현장에서 산재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건설노동자가 과연 얼마나 있겠는가? 이는 석면 사용을 권장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작업환경 측정, 건강검진, 석면관리 수첩 발급 등 전 분야에 있어서 건설현장과 건설노동자를 방치 해 왔던 정부의 이중 삼중의 무책임성을 완전히 드러낸 것이다.
우리는 대외적으로는 ILO 국제 석면 협약 가입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실제 석면으로 인한 폐암 발생 건설노동자의 산재 승인을 외면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이중성을 강력하게 규탄하는 바이다. 이 재빈 노동자에 대한 산재승인 여부는 한국 정부가 공포하고 있는 석면 관련한 종합 대책 수립의 실질적인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다. 한국 정부는 이 재빈 건설노동자의 산재를 즉각 승인하고, 가장 심각하게 석면에 노출되어 있는 건설노동자의 석면 관련한 종합대책을 수립하라. 특히 과거 자료가 부족한 상태에서의 직업병 인정 절차를 포함하여,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많은 석면 관련 질환의 공정하고 충분한 보상 대책을 마련하라.
2005년 일본에서는 구보타 파동이후 대대적인 석면 관련한 시민사회단체의 투쟁이 전개되었다. 이제 2007 한일 석면 포럼 참가단체와 성원들은 이 재빈 노동자의 산재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국내, 국제적인 연대투쟁을 전개 할 것임을 엄숙하게 선언하는 바이다.
2007년 5월 30일
일본 : 석면대책전국연락회의, 중피종・아스베스트질환 환자와 가족 모임
한국 :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한노동세상, 광주노동보건연대, 마산창원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민주노동당 단병호의원실, 민주노총, 산업보건연구회,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