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07/7월/포커스] 금속노조 반 FTA 총파업과 파업의 정당성 논란

지난 6월 25-27일 지역순환파업, 28일 4시간 파업, 29일 6시간 파업을 진행했다. 파업의 주제는 반FTA 즉 한미FTA의 폐기인 것이다. 본격적인 대공장의 조직전환으로 15만 산별로 거듭난 금속노조의 첫 번째 조직전체의 파업임과 동시에 FTA 라는 단일 사안에 대한 정치파업이라는 점에서 한국노동조합운동에 중요한 사건임에 틀림없다.

금속노조가 파업을 선언하자, 예의 그렇듯 경제성장을 운운하는 파업 반대, 비난이 주요언론을 통해 살포되었는데, 그 살포의 방법이 예년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경제신문은 금속노조 지도부의 세력을 진단하면서 현위원장은 온건한데, 강경파가 문제라는 어줍지 않은 교란을 획책하고, 울산 상공회의소가 주축이 된 행복도시 울산협의회는 현대차지부의 파업을 반대하면서 유달리 파업반대의 핏대를 올렸다. 이 단체는 금속노조 항의방문을 하면서 “FTA의 문제는 모르겠고, 울산에서 현대차의 파업은 안된다”는 지역 이기주의와 무대뽀 정신을 한껏 자랑하기도 했다. 정부는 신속히 28일부로 15개 지부장, 현대차 지부 6명, 기아차 지부 4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였다. 이것으로 파업이 철회되지 않자, 조합원 찬반투표도 없는 총파업, 현행법을 어긴 정치파업이라는 논란을 만들면서 조합민주주의 위배, 노동조건과 관계없는 파업을 위한 파업이라고 시시비비를 다투고자 했다.

앞선 자본과 그 끄나풀의 광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조합민주주의 위배라든가 노동조건과 관계없는 파업이라는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우선 조합원 찬반 투표 없는 파업이라는 비난의 구실은 금속노조 지도부가 자초했음은 부정할 수가 없다. 4월 25일 대의원대회의 결의한 바 ‘6월 중하순 한미FTA저지 총파업투쟁’을 그대로 진행하면 될 것을, 5월 22일 6차 중집 회의에서 6/29-21 찬반투표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가, 다시 이후 6월 8일 56차 중앙위에서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을 다시 집행하기로 결의 즉, 찬반 투표 없이 총파업 진행으로 결론됨으로써 혼란과 자본의 공격에 틈을 보인 것이다. 한편 아직까지도 기업별 노조의 형태에 익숙한, 이제 갓 산별노조로 결합한 완성차 대공장의 조합원에게 산별 대의원대회의 결의에 의한 총파업과 찬반투표 철회가 제대로 선전․선동되지 못함으로써 보수반동의 파업 무용론과 뒤섞여 진정 민주주의가 회손된 듯한 혼란을 주었다. 산별투쟁에 있어서의 지도부의 수미일관된 명쾌한 태도와 현장 선전선동의 절실함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또 하나 논란은 노동조건과 관계없는 파업의 문제이다. 이 점은 한국 노동법 원리와 체계의 문제인데, 노동법은 노동조건의 유지․향상의 문제만을 파업의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FTA는 노동조건과 너무도 긴밀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당연히 파업의 목적이 된다는 금속노조의 주장은, 보수반동의 해석이야 어떻든, 그럴 듯한 것이다. 그러나 나아가 이러한 논리는 더욱 더 진전해야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노동조건과 관계가 없는 문제로는 파업을 할 수는 없는 것일까? 노동력을 파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사회정의와 연대를 고려하여 노동력을 더 이상 공급하지 않음으로써 사회적 힘을 발휘하는 것은 어떨까? 파업이 개별노사의 문제에서 전체 산업과 노자간의 대립과 세력형성 나아가 사회적 문제의 결정력으로 나아가는 것이 ‘조합원’의 파업이 아니라 ‘노동자계급’의 파업으로서의 정당성이 아닐까. 때문에 노동조건과 연결된 FTA저지 파업이라는 대응도 당장은 좋지만, “특근 한번 하면 생산량 채울 수 있는데, 몇 시간 파업 한다고 이 난리냐”라는 언론에 대한 금속노조 위원장의 질타는 우려스러운 것이다.

이번 FTA저지 금속노조의 총파업은 내부에 있어서도 산별 파업의 형태와 정당성, 그리고 파업 목적에 대한 환기가 분명히 있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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