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07/10월/지금지역에서는] TCE가 뭐고!

TCE (Trichloroethylene; 트리클로로에틸렌) 란?

▪ 용도: 중장비에서 소형 컴퓨터까지 다양한 형태의 금속을 세척하는데 사용하는 할로겐화 탄화수소계 유기용제. 용접과 납땜으로 피복된 금속표면의 기름때와 불순물을 제거하는 유기용제.
▪ 건강영향: 중추신경계 독성영향, 면역계의 이상에 의한 피부질환(홍반, 수포성질환), 독성간염, 심장질환(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피부질환의 경우 입사 초기 한 달내에 잘 나타난다.



지난 2001년 8월, 경남 양산의 한 합성피혁 제조공장에서 조선족 노동자가 집단으로 독성간염이 발생되었으며, 부산의 한공장에서는 DMF 공정에서 일을 하던 이주노동자가 급성 독성간염으로 사망하여 전국 특수건강검진기관의 일제점검에 들어갔으며, 그 결과는 90% 달하는 특수건강검진기관들이 엉터리 기관으로 판명되었다. 이후에도 전남 순천에 위치한 메리야스 공장에서 입사한지 2주만에 DMF 중독으로 인한 질환자가 동시에 2명이나 발생되었으며, 인천에서도 인조피혁 제조공장에서 중독사고가 계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그리고 광주 평동공단에 위치한 성진케미칼 회사에서 TCE에 노출된 환자가 2명이 나왔다는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20살 대학생이 병역특례로 입사하였고(7월 25일), 그러나 입사한지 꼭 2주만인 8월 11일부터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피부발진과 감기증상이 발생되었지만, 여름이고 해서 그냥 넘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몸의 이상이 지속되어 인근 병원에 갔고, 거기서 대학병원 산업의학과로 전원되면서부터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환자와 상담과정에서 본인 말고 또 1명의 노동자와 2명의 이주노동자가 비슷한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이다. 이에 민주노총은 광주노동청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민주노총과 공동 으로 조사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노동청은 이를 거부하고 단독조사를 고집하였다.

이에 민주노총은 자체 조사를 진행하였고, 몇 가지 문제점을 의심할 수 있었다.
첫째, 해마다 진행되었던 작업환경측정에서는 시간가중 평균농도 이하로 나왔으며, 그 결과로 인해 작업환경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고된 것이다.

둘째, 작업환경측정과 더불어 특수건강검진도 했는데 이러한 직업병은 발견되지 못했으며, 법에 명시된 배치후 건강검진 또한 시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셋째, 사업주의 비상식적인 노무관리가 존재하고 있었다. 노동자가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할 때 회사에서는 우리나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일어난 병이라 단정지으며 다시 고국(필리핀)으로 돌려보냈으며, 증상이 완화되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같은 부서에서 일을 시켰다는 것이다.

노동자는 치명적인 유기용제에 몸을 적셔가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는데, 정작 현장에서는 아무런 문제도, 어떤 문제의식을 가진 이도 없었고, 단지 고국에 대한 향수병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민주노총이 직접 방문한 공장에서는 유기용제를 주걱으로 직접 떠서 작업이 진행되었으며, 유해물질들은 전체부서로 확산되어 그 심각성을 더했다. 따라서 해당 작업자만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전체 노동자에 대한 정밀조사가 요구되었다. 민주노총은 광주지역에 산재되어 있는 TCE 사업장에 대한 실태조사를 요구하였고, 현재는 이를 준비 중에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올해 DMF 사건으로 특수건강검진문제, 기관에 대한 문제점이 나왔지만, 실제로 건강검진은 과거와 비슷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었으며, 현행 틀 안에서는 직업병을 예방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매년 2차례 실시되고 있는 작업환경측정에서 매번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고 회사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두고 볼 때, 작업환경측정기관, 건강검진기관, 그리고 회사가 서로의 이해관계속에 노동자의 건강을 팔아먹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산업안전보건법이 현장에서는 전혀 적용되지 않는 무용지물한 법이 되고 가고 있고, 사업주에게는 면죄부만 주는 솜방망이 산업안전보건법이 되어가고 있다.

*일터를 읽어 보시는 동지들께서도 현장에 TCE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는 세척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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