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07/12월/포커스] [교대노동 대안마련을 위한 국제세미나] 보고공공노동자의 교대제전략; 노동시간단축부터 시작하자

2007년 11월 6일 철도노동조합 부속 철도웨딩홀에서는 교대노동 대안마련을 위한 국제세미나가 있었다. 이날 세미나엔 핀란드 산업보건연구원에서 오신 미꼬하마(Mikko Harma)선생과 아시아나항공, 한국철도, 서울대학교병원, 발전소의 노동자 동지들과 공공운수연맹,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 참가하였다.
이 글의 내용은 핀란드 미꼬하마선생께서 발표하신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각 사업장의 노동자들과 논의한 내용을 요약하였다.



1. 유럽의 교대제 흐름: 핀란드의 노동시간과 교대체계를 중심으로

(1) 4일이상 연속 밤근무교대제가 없어지고, 빠른순환교대제로 바뀜

유럽은 현재 실제 노동시간이 주당 39-40시간으로 가고 있다. 1990년 신자유주의이래로 노동시간변형제 (압축주(compressed week), 주말노동 등)로 인하여 노동시간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39-40시간으로 유지되고 있는 추세이다.


핀란드의 교대제 체계를 보면, 산업장에서는 주로 1주당 34시간의 노동시간과 5조 3교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대개 규칙적인 8시간 교대체계를 이루고 있으며, 최근에 와서는 12시간 교대체계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핀란드의 3교대체계는, 한국과 같은 제 3국가와는 달리, 짧은 노동시간 (34시간/1주)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야간노동이 끝나고 휴식일과 휴식시간이 길다. 교대체계의 예를 보면 다음과 같다.

8시간 교대체계 (M 아침근무조, N 밤근무조, E 저녁근무조, - 휴일 )
MMM--NNN--EEE--(5조)
MEN---,MNE---,NEM---(5조)
MMEENN----EEMMNN----(5조)
MMMM-EEEE-NNNN------(5조)

12시간 교대체계 (D 주간근무조, N 밤근무조, - 휴일 )
DD- -NN- -DD -NN-(4조)
DDD---NNN---DDD---NNN(4조)
DDNN----DDNN----(4조)



이러한 핀란드의 “이전의 8시간 5조 3교대 체계 (이전교대제)”도 최근에 와서는 빠른순환교대체계 (quickly rotating shift system)로 바뀌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이전 교대제) MMMM-EEEE-NNNN------(5조)
(빠른순환 교대제) MMEENN---- (5조)



이전 교대제에서는 노동자들이 밤근무를 4일 연속함으로 인해서 24시간 생체주기를 거꾸로 4일을 가다가 어느정도 거꾸로된 생체주기가 안정화 되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게 되니, 24시간 생체주기는 생체주기대로 교란되고, 피로도와 수면장해가 반복되었었다. 반면, 빠른순환 교대제는 밤근무를 2일만하고, 바로 4일 휴식을 취함으로써, 짦은 밤근무일동안에 가능한 24시간 생체주기를 낮근무의 상태로 유지시켜, 거꾸로된 생체주기체계로 가지 않은 상태, 즉 주간근무때의 생체주기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밤근무를 2일 하다가, 바로 회복을 함으로써, 24시간 생체주기의 교란없이 대부분의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심지어 항공사 (Finnair)의 경우에는 아침,저녁,밤 교대근무를 하루씩 짧게 순환하므로써, 24시간 생체주기의 교란을 막고, 저녁과 밤근무동안에도 낮근무 상태의 24시간 생체주기를 유지하여 24시간 생체주기의 교란으로 인한 건강장해를 최대한 막아보자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핀란드 Finnair의 교대제) MEN---MEN---MEN---MEN---
M (오전근무) 06:00-16:00 (10시간)
E (저녁근무) 15:00-01:00 (10시간)
N (밤근무) 21:00-06:00 (9시간)
총 노동시간 33.8시간/1주



(2) 병원노동자와 같이 불규칙한 교대제의 경우, 야간근무와 오전근무가 겹치는 것을 막다

병원근무 노동자와 같이 불규칙한 교대제의 가장 큰 문제는 야간근무와 그 다음날 오전근무가 겹칠 때이다. 핀란드에서는 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야간근무와 그 다음날 오전근무가 겹치는 것을 최대한 없애고, 하루근무시간을 줄였다 (그림 1-->그림2).


그림 1: I (야간), A (오전)근무가 연달아 있어서 장시간의 노동시간으로 건강장해 유발 될 수 있다


그림 2: I (야간), A (오전)근무가 연달아 있는 것을 없앰으로써, 훨씬 효과적인 근무체계가 됨 


(3) 노동시간과 교대체계는 독자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핀란드에서는 노동시간과 교대체계가 독자적으로 설계되고 있다. 즉, 핀란드에서 노동시간은 총노조연맹과 같은 노동조합에서 단협에 의해서 결정된다. 노동시간이 결정되는 것과 별도로 교대제는 단위 사업장에서 주어진 노동시간에 맞추어서 노동자들의 요구도에 따라서 설계되고 있다. 또한 핀란드의 노동시간은 1주당 33-35시간을 넘지 않기 때문에, 어떤 교대제형태를 취하더라도, 야간노동시간이나 야간노동일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 바꾸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노동시간이 긴데다가 12시간 주야 맞교대까지 하고 있는 나라의 경우, 교대제의 개선과 야간노동시간감소를 위해서는 노동시간단축이 필수적으로 거쳐가야 할 단계이기도 하다.


(4) 새로운 교대체계를 고안할 때 고려점

그러면, 새로운 교대체계를 고안할 때 고려점은 무엇인가?

① 야간노동이나 이른새벽교대를 피하라.
② 각 교대사이에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두어라. 교대사이에 휴식시간을 최소한 12시간을 두어야 한다.

다음과 같은 교대제는 피해야한다.

NM (밤오전근무) : 교대사이에 휴식시간이 전혀 없는 경우
NE (밤저녁근무): 교대사이에 8시간미만의 휴식시간인 경우
EM (저녁오전근무) : 교대사이에 8시간미만의 휴식시간인 경우
N-M (밤휴식오전근무): 밤근무이후에 단지 24시간만 휴식시간이 있는 경우
(한국에서는 이러한 상태가 대부분이지 않은가?)


③ 확장된 교대제를 피하라. 특히, 불충분한 회복기간이 있을 경우를 피하라.
④ 가능한 빠른 시계방향순환 (MEN)제를 취하라.
⑤ 노동자의 요구도에 따라 노동시간에 자율성을 두어라.

(5) 불규칙한 교대근무일 경우의 교대

① 교대제 현황

- 정비: 정비노동자의 교대제의 특징은 15일주기인데, 12시간 밤근무후 다음날이 비번이고, 또 바로 다음날 밤근무가 지속되는데, 이것은 바로 “10일연속 밤근무체계”의 형태이다. 이 교대제의 문제는 10일연속 밤근무체계가 지속됨에 따라 노동자들의 휴식시간을 확보할 수 없고, 24시간 생체주기가 교란되는 데 있다. 특히, 주간근무이후, 야간근무로 돌입할 때나 야간근무후 주간근무로 돌아설 때, 생체주기가 인위적으로 바뀌어지면서 심한 피로감과 수면장해를 호소할 수 있다.

<정비노동자의 교대제>

D D D D D N 비 N 비 N 비 N 비 N 비
D (낮): 08:00 - 20:00
N (밤): 20:00 - 08:00
비: 비번


- 승무: 법적기준은 월 100시간 년 1200시간을 넘지 못하게 되어있으나, 법적으로 인정되는 노동시간은 비행시간 (활주로에서 시동걸고 착륙해서 시동끌때까지만)만 적용되고 있어서 비행시간 전후의 준비시간 (2시간 10분전에 출근하고 30분후 퇴근하는 경우, 약 2시간 40분소요됨.)이 실제 노동시간으로 포함되지 않고 있다.


② 개선점

정비노동자의 야간근무교대제는 12시간 밤근무 이후 다음날이 비번이기는 하나, 오전 8시에 퇴근하게 되므로 휴일이라 볼 수 없고, 노동력회복기간으로 봐야 한다. 그러므로 이 체계는 “10일연속 밤근무”체계로, 이렇게 될 경우 노동자들은 밤근무가 진행되면서 끝부분에 가서 지치고 탈진되는 상황에 이를 것이다.

이 교대제에 대한 개선점으로는 우선 연속 10일 밤근무체계로 인한 건강장해를 조사하고, “10일연속 밤근무”체계를 바꾸기 위한 노동자의 요구도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근무조를 여러개 조로 나누어서 10일 연속밤근무가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고, 연속 밤근무일을 줄여야 하며, 빠른 시계방향의 순환교대제로 바꾸어서 밤근무가 연속적으로 여러날 지속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2) 철도노동자 사례

① 교대제 현황

- 3조 2교대 주기 근무 (21일주기): 철도 노동자의 경우, 3조 2교대근무 노동자들은 14일연속 저녁/밤근무+비번이 이어지고, 7일연속 주간근무가 이루어지는 소위 “14일연속 밤근무체계”이다. 특히, 철도 노동자의 경우, 저녁/밤근무를 이어서 하고 있어, 저녁 18:00pm에서 시작하여 그 다음날 오전 9:00am에 일이 끝나는 경우, 밤근무를 포함하여 총 15시간을 지속적으로 근무해야하는 장시간의 노동이며, 저녁/밤근무이후의 노동력회복일은 퇴근한 날, 단 하루에 불과하므로, 노동자들의 노동력회복이 어렵고, 생태주기의 파괴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 교번제: 교번제의 경우, 오전,저녁,밤근무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차량운행시간이외의 시간들, 즉 구속시간(대기시간)은 근무시간으로 인정이 되지 않고 있는 점 때문에, 실제 노동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 고정야간근무제: 시설장비운전원의 경우 고정야간근무제를 하고 있는데, 이는 야간격일제 (야비야비야비휴, 야:야간, 비: 비번, 휴: 휴일)이며, 월요일에 시작하여 일요일에 끝난다. 근무시작시간은 오후 2시이고 끝나는 시간이 다음날 오전 7시여서 총 근무시간은 19시간이다. 이 근무체계도 또한 밤근무를 포함한 노동시간이 길다는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노동자들의 노동력회복이 어렵고, 생태주기의 파괴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


② 개선점

철도 노동자의 경우,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은 노동시간단축이다. 철도노동자들은 24시간 주기 맞교대체계라는 살인적인 교대제하에 있다가, 불과 몇 년전인 2005년 4월 1일부터 3조 2교대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말이 3조 2교대제이지, 실제로는 하루 노동시간이 15시간이 되고 있어 장시간의 노동시간이 가장 큰 건강장해의 원인이다. 또한 시설장비운전원은 철도운행이 중단된 시점인 밤에 근무를 해야하는 특성 때문에 고정야간근무제로 운영이 되고 있는데, 여기서도 문제는 하루 19시간의 장시간의 노동이라는 것이다. 하루에 19시간 노동을 한다면, 남은 5시간동안 어떻게 휴식을 취하고, 노동력을 회복할 수 있는가? 승무원의 교대제인 교번도 마찬가지이다. 실제 철도운행시간보다 대기시간과 준비시간이 더 많고, 이를 포함할 경우, 장시간의 노동시간의 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철도 노동자의 현 교대제에 대한 대안은 인력충원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이 핵심의제이다.


(3) 발전노동자 사례

① 교대제 현황

발전노동자의 경우, 1961년전 3조3교대, 1961-1990년사이에는 3일연속 4조3교대형태에서 1990년이래로 하루단위의 짧은주기인 4조3교대로 변형되어 왔다. 현재 변형 4조 3교대는 주간,저녁,밤 근무가 하루씩 돌아가므로, 24시간 생체주기의 교란이 적은 장점이 있는 반면, 저녁/밤근무를 연속적으로 하게 되어 노동시간이 17시간에 따른 건강장해의 문제이다.
발전 노동의 4조 3교대 근무형태는 DDD휴AAA휴NNN휴 (12일주기)로 가장 큰 문제점은 3일 연속 야간근무를 하고나서 하루 휴일이 있지만, 야간근무가 익일 오전 8시에 끝나기 때문에, 진정한 휴일이라고 볼 수 없고, 야간근무의 연속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렇게 본다면, 야간근무 끝나고 휴일이 없고, 연속 3일이상 야간근무를 해야하는 문제가 있다.

발전 노동의 변형 4조 3교대 근무형태는 DAN휴 (4일주기)이며, 이때, 저녁근무와 밤근무를 연속해서 17시간해야함으로 인해서, 빠른 순환제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장시간의 노동시간으로 인한 건강장해의 위험이 있다. 이러한 장시간의 노동시간으로 인한 건강장해의 위험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측에서 면밀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② 개선점

발전노동자의 현재와 같은 변형 4조 3교대는 인력이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대제를 짜려고 하다보니 결국, 장시간의 노동시간을 넣어서 교대근무를 짤 수 밖에 없는 한국노동자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현재의 변형 4조 3교대의 문제점인 연속 17시간의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발전노동조합이 계획하고 있는대로 [인력충원을 전제한 5조 3교대]로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전노동자들의 현재의 교대체계는 DAN휴(주간 저녁/밤 휴일)로 매우 이상적인 근무형태로 갈 수 있는 바로 전단계라고 볼 수 있다. 즉, 현교대체계에서 1개조의 인력이 추가로 충원된다면, 현재와 같은 빠른 시계방향 순환 교대제에서 저녁/밤근무를 1개조가 하는 것이 아니라, 2개조로 나누어서 할 수 있게 된다면, 바로 이상적인 근무형태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야간근무이후 휴일을 2일이상 둔다면, 우리나라에서 노동시간단축과 교대제 개선의 훌륭한 사례가 될 것이다.

핀란드의 미꼬하마교수님에 의하면, 핀란드의 발전소도 5조3교대근무체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평균노동시간, 임금, 근무조건이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결국, 노동자들은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것에 벌벌떠는 회사측에 대해서 결연하고 의연하게 맞서서 양보없는 노동시간단축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핀란드에 맞먹는 생산능력을 갖추었다면, 이러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이루어낸 진보로 노동자들의 노동시간단축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이미 이루어졌어야 하는 일이다.


(4) 서울대병원노동자 사례

① 교대제 현황

서울대병원노동자의 교대 근무시간은 다음과 같다.

병동간호사의 경우 3교대이며 근무시간은 8-10시간 ((근무시간 D:7시30분~15시30분, E:15시~22시30분, N:22시~8시)이며, 월 밤근무 개수에 따라 1시간 30분의 초과근무를 인정해줌))이다. 중앙공급실간호사의 경우, 2교대이며, 근무시간은 8-9시간 (D:8시~17, E:14시~22시)이다. 영양실조리원의 경우, 근무형태는 2교대이며, 근무시간은 9-10시간 ((A:6시~15시, A+:6시~15시30분<30분초과근무>, B:10시~20시<1시간초과근무>))이다.

서울대병원노동자의 경우, 밤근무이후 비번이 2일이 있어, 하루 노동력회복일 이외에도 하루의 진정한 휴일이 주어진 형태이긴하나, 증가하는 업무량에 비해서 인력충원이 안된 상태로 계속 교대제가 운영이 되고 있는 점과, 여성노동자들의 경우, 야간노동이 여성자신의 건강뿐아니라 태아와 자녀의 건강악화를 가져올 것이 우려되고 있다.

② 개선점

병원노동자의 경우, 야간노동을 해서는 안되는 여성노동자들인데도 불구하고, 병원이라는 업무의 특성상 야간노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조건에 놓여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야간노동때의 노동조건은 주간노동때와는 현저하게 약화된 노동강도가 이루어져야하며, 병원의 특성에서 오는 새로운 업무들의 증가 등, 업무량의 증가로 인한 노동강도가 강화되어가는 경향에 대비하여 인력충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야간노동시간이 단축되어야 하며, 여성노동자 1인당 한 달동안의 야간노동일이 줄어들어야 하며. 고령 여성노동자의 야간노동 금지 등의 정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3. 결론

이번 토론은 현장의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사업장의 사례들을 직접 들고 나와 서로 문제점을 공유하고, 해결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컸다. 또한 공공운수노동자들이 나서서 교대제의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에서 또한 의의가 있었다. ‘교대제’ 하면 왠지 머릿속으로 복잡한 달력이 그려지면서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해결점이 없을 것 같아 골치 아프기도 하고, 누군가 교대제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이내 지루하고 졸리웠던 상황들...... 이번 토론회는 이러한 점을 일거에 불식시켰다. 바로 자신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가지고 나와서 서로 토론을 하려다보니, 다른 사업장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아, 병원 여성노동자들의 고민이 바로 이것이었구나!!!’. 교대제가 단지 한두 사업장의 고민거리가 아닌, 나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전체 노동자의 문제라는 것을 우리는 깨닫게 되었다.

또한 이번 토론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얻은 점은 교대체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단순히 교대제만 바꾸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바로 원인은 장시간의 노동시간에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인식한 순간부터 교대제를 어떻게 바꿀것인가? 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는 찾은 것이다.

이번 토론을 통해서 야간노동을 하고 난 아침에 퇴근 한 날, 그날은 휴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우리는 매번 “야비야비”라고 하면서 야간노동일 이후 다음날 하루를 쉬는 것도 휴일이라고 여기며, 감사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후회도 되고, 억울하기도 하다. 이러한 무지도 이번 토론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또한 장시간의 노동시간, 야간노동, 이것은 또한 단위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전체 노동자계급의 문제이며, 핵심적인 대안은 노동시간을 단축시켜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결국 이번 토론을 통하여 얻은 것은 “교대제보다 더 무서운 적은 장시간의 노동시간이며, 교대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우선 장시간의 노동시간이 단축되어야 한다” 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노동시간 단축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은 바로 새로운 사회로 가기위한 근본조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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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보연 회원, 강원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손미아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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