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08/3월/성명서] 사망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대책 촉구한다

사망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대책 촉구한다


지난 2월 20일 역학조사 결과 발표로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은 현장의 노동조건 때문임이 명확해졌다. 그런데 노동자 집단 사망의 원인이 명백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죽음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이도 없고, 미봉책에 불과한 사후 재발 방지 대책만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유족들의 억울하고 아픈 마음이 달래질 수 없다. 그리고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건강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

무엇보다 먼저 노동자 집단 사망에 대한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한다. 이번 죽음은 자연사도 아니고 사고사도 아니다. 이번 죽음은 명백한 살인이다.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고려하지 않은 경영으로 노동자를 죽인 회사의 최고경영자에게 이번 죽음의 책임이 있다. 죄가 있는 곳에 처벌이 있어야 한다. 이는 사회정의를 위해서도 필요하고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이다. 그러므로 검찰은 이 사건을 단순히 기업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행위로 다스려서는 안된다. 이 사건은 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살인사건으로 다루어야 한다. 그러므로 검찰은 한국타이어 경영진을 구속 수사하여야 한다.

사망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대책 촉구한다정부의 책임도 엄하게 물어야 한다. 1년여 기간 동안 노동자가 집단으로 죽어가는 데도 노동부는 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이 사건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뒤에야 특별근로감독과 더불어 역학조사를 했을 뿐이다. 노동부가 좀 더 빨리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면, 많은 수의 노동자들이 죽지 않을 수 있었다. 노동부의 지도, 감독 소홀 등 노동 행정 부재가 이러한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러므로 대전지방 노동청장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여야 한다.

책임자 처벌 및 문책과 더불어 재발 방지 대책이 근본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한국타이어 사측은 검찰과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기 전이라도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하고 진심으로 사과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간의 비민주적 경영 행위로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문제의 심각성을 통감하고, 지금부터라도 민주적 노사 관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측은 이 사건의 원인을 단순히 회사내 건강관리 프로그램의 부재로 돌려서는 안된다. 건강관리가 부실했던 것도 한 원인이지만, 더 큰 원인은 노동자 건강을 파괴하는 경영 행위와 노동조건이다. 사측은 이러한 근본 원인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 역시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몇 가지 제안을 한 것과 특별근로감독에 따른 개선 조치를 명령한 것으로 자신의 책임을 다한 것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이 사건은 노동탄압과 임권침해를 일삼는 경영으로 인한 것이니만큼, 한국타이어가 민주적 노사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지도, 감독해야 한다. 더불어 이번에 문제가 되었던 심장질환뿐 아니라, 암, 유기용제 중독, 피부질환, 근골격계질환 등 다양한 건강문제에 대한 조사 요구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실태조사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역학조사 결과 노동조건과 사망과의 집단적 관련성이 인정된 만큼, 근로복지공단에 계류되어 있는 개별 사례에 대한 산재보상 여부 판단이 신속히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것이 그간 억울하고 아픈 마음을 보듬어 안은 채 어렵게 노력해 온 유족들에게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일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근로복지공단은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한국타이어 노동자 개별 사례에 대한 산재보상 여부를 신속히 결정하라.
2. 한국타이어 사측은 사망한 노동자 유가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정중히 사과하라.
3. 한국타이어 사측은 노동자 집단사망의 원인이 된, 비민주적이고 인권침해를 일삼는 노동자 탄압 경영을 즉각 개선하라.
4. 검찰은 한국타이어 사업주를 구속 수사하라.
5. 대전지방노동청장은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
6. 정부는 한국타이어의 비민주적 노사관계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도, 감독의 의무를 다하라.
7. 정부는 심장질환뿐 아니라 암. 유기용제 중독, 피부질환, 근골격계질환 등 한국타이어 노동자 건강 문제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하라. 


2008.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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