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08/4월/현장의 목소리] 노동조합을 포기하지 않는 한 투쟁은 언제나 노동자의 승리다!!

노동조합을 포기하지 않는 한
투쟁은 언제나 노동자의 승리다!!


공공노조 의료연대서울지부 청구성심병원분회 조합원 최 윤 경


“미안해”
밤 11시 37분, 10년간 청구성심병원 노동조합 간부로 함께 했던 동지가 밑도 끝도 없이 이 세 글자를 문자로 보냈다.

나는 이 동지가 최근 우울증이 다시 재발되어 힘들다며 퇴사 이야기를 꺼낸 게 미안해서 그런건가,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건가...참 싱겁다 하였다.

그러나 그 문자는.... 생을 마감하는 결정을 하여서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그날 새벽 동지의 남편에게 전화를 받고 나는 목 놓아 울었다.
노동조합을 이렇게까지 해서 지켜야 하나? 라는.. 2003년에 했던 질문을 다시 되물으면서...

그러나 그런 되물음은 잠시였고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싸워서 다시는 노동조합 탄압을 생각하지 못하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였다.
노동조합을 지켜야 되느냐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을 이미 알고 있기에....

2003년 핵심간부들이 심한 정신적 질환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나는 20명 모든 조합원이 받은 정신과 진료에서 10명이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왔을 때, 노동조합을 지켜야 할 의미가 있는 것인지... 수십 번 되물었었다.

노동조합이라 함은 인간답게 살기 위해 만든 것인데.....
그러나 정신질환이 나타난 조합원들은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고, 남아있는 10여명의 조합원들도 노동조합을 포기할 수 없다고 하였고 그래서 싸웠고 노동조합을 지킬 수 있었다.

정신적으로 아파하는 동지들에게는 힘든 투쟁이었지만 그들이 자신감을 다시 얻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병원의 이용 가치가 없게 되어 내팽개쳐지게 된 중간관리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며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을 보면서, 용기가 없어 가입은 못하지만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비조합원들을 보면서, 그리고 조합원이 4배로 늘어나는 걸 보면서 힘든 투쟁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싸우길 잘했다고, 노동조합을 지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지금 또다시 청구성심병원 사측은 노동조합 탄압을 시작하였다.

영양실의 장기근속자인 조리장을 인격적으로 무시하고, 부당한 업무를 지시하며 사직 강요했으나 조리장이 노동조합에 가입을 하자 병원은 영양실의 유일한 남자라는 것, 비정규직 조리원들의 고용을 이용하여 성희롱을 조작, 해고하였다.

또한 병원은 간호부의 조직개편을 일방적으로 강행하여 장기근속자인 수간호사, 특히 핵심조합원인 수간호사 두 명을 기존에 없던 팀을 만들어 부당전직 시켜버렸다.

그리고 10년 이상 경력자인 조합원을 승진에서 제외시키는 차별인사를 강행하였다.

또, 20년 가까이 근무한 간호사 조합원을 통상근무에서 3교대 근무지로 부당 배치전환 지시를 내려 스스로 병원을 그만두게 하려고 하고 있다.

또, 병원 총무과 직원을 시켜 남자 조합원을 일방적으로 때리게 하고서 이를 이유로 해고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강행하려고 하였다.

병원은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이 같은 말도 안되는 부당노동행위를 하면서 폭력, 폭언, 감시, 왕따, 차별 등의 비인격적 소행을 자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비단 조합원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조합원에 대한 탄압을 직원에게 시키고 노노갈등을 조장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비조합원들의 스트레스 또한 심각하다.

결국 사측의 노조혐오증으로 인해 청구성심병원 직원들 전체가 일할 맛 나지도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 중에 10여년 이상 노동조합 활동을 했던 동지가 우울증이 재발하여 자살기도를 하고 일부 조합원들도 우울증이 생겼다.

그러나 우리는 2003년의 경험을 토대로 절망하지 않고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 아니, 이길 수 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투쟁을 만들어 가고 있다.

병원 내에 자행되고 있는 인권의 문제와 직원들의 직무 스트레스를 고발하며 노동조합 탄압이 없는 건강한 노동환경에서 근무하는 것이 이번 투쟁의 목표이다.
이번 투쟁을 통해 사측의 노동조합 탄압이 얼마나 어리석고 부질없는 짓인지를 깨닫게 할 것이다.


2008년의 희망

2003년에는 함께하는 조합원이 20명이었으나, 지금은 5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2003년에는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모르는 비조합원들의 비난으로 이해 노노갈등이 심했지만, 지금은 사측이 어떠한 노노갈등 조장을 해도 노동조합이 필요함을 알고 마음으로 함께하는 비조합원들이 많이 있다.
2003년에는 물질적 어려움으로 힘들었지만 지금은 재정적 어려움을 같이 고민하고 해결하는 지역지부가 생겼다.
2003년에도 연대하던 동지들이 있어 승리하였듯이 지금도 연대하는 동지들이 있다.

그렇기에 우리들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다.

인권침해 근절, 노동탄압 박살!!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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