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도 미국에서
석면이 사용되고 있는 이유는?
한노보연 회원 김 현
미의회에서 2008년 4월 첫째주를 “국가적 석면 위험 인식 (national asbestos awareness week)”의 주로 정하였다. 석면은 1900년 초반부터 인체유해성이 알려졌으며, 현재는 중피종의 직접적 원인이며 각종 인체 유해 인자로 1980년대 중반부터 많은 국가에서 생산 및 사용이 금지되어왔다. 미국 또한 1989년 석면사용금지법을 공표하였다. 그러나 미국에서 석면 사용 전면 금지를 공표한지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석면이 미국 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1989년 공표된 석면금지법은 미 환경부가 독성물질규제법이라는 강력한 자체 권한을 사용하여 금지법을 만든 것으로, 이미 10년전인 1979년 법안에 대한 예정이 공표되어 10년 간의 준비기간을 주어 산업에 끼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 이 금지법은 석면완전사용금지를 통해 석면이 포함되는 모든 생산품을 규제하는 것으로 산업 전반에 적용되는 것이었다. 특히나 차량의 브레이크 라이닝, 건축물 단열제, 파이프, 타일 등 주요 생산품목에도 적용되어 그 영향이 사회전반에 끼치는 규모였다. 생산과 사용을 금지함으로 인해 직업적 그리고 환경적 노출을 막는 강력한 법이었다.
그러나 2년 후인 1991년 미연방 대법원에서는 미 환경부의 석면금지법을 취소시켰다. 그 이유는 경제적 타격이 크다는 이유를 주장하는 석면산업 자본의 반대가 주요 원인이었다. 그들은 이 금지법을 “법에 의한 죽음”이라 부르며 강한 반대를 하였다. 이들의 첫번째 움직임으로, 소송을 이용하였는데, 상징적 첫 소송은 부식방지용으로 쓰이는 석면에 대한 것으로 이를 대체할 만한 물질도 없으며 대체한다 하더라도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그 대체물질 또한 안전하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금지법 취소 소송을 하였다. 미 연방 대법원에서는 미 환경부가 금지법을 통과시킬만한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였으며, 제안한 대체물질에 대한 분석도 대체물질이 존재하지 않거나 대체물질 또한 유해하다고 판단된다고 하였다. 기본적으로 미 환경부가 제시한 모든 자료에 대한 대법원의 전면적 부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석면금지법은 일부 생산품을 제외하고는 취소되었고, 결국 현재까지도 미국에서 석면이 사용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전면적 석면사용금지법이 없어진 지금, 미국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자본과의 협상을 통한 제한적 석면 규제 정도이며, “2008년 4월 첫째주는 “국가적 석면 인식의 주”라는 식으로 소비자와 노동자 개인에게 석면 노출에 대한 책임을 떠 넘김으로써, 석면으로 인한 질병 또한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석면에 대한 인체유해성 연구 동향 또한 1980년대 금지법을 위해 실행되었던 연구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며, 심지어는 대법원의 판결로 힘 입은 자본을 대변하는 연구집단들도 늘어나 힘을 얻은 판국이다.
석면에 있어서 미국은 실패한 경우로, 미국과는 달리 유럽연합과 호주, 그리고 일본에서는 석면 생산 및 사용이 현재 금지되었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과 같이 석면의 제한적 사용 규제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석면은 노출의 정도에 상관없는 발암물질로, 규제가 아닌 전면 금지만이 그 위험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 한국 또한 규제 농도를 낮추기 위한 석면의 인체 위해성 평가 등 이미 밝혀진 사실을 반복하기 보다는 금지법안을 만드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