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변우백 동지를 보내며...
마창거제산추련, 한노보연 이재석
2008년 5월 16일(금) 오후 1시 경 두산중공업 터빈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지게차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산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로 일하고 있던 그 분은 마창 산추련 회원으로 2006년에는 교육편집팀장으로 활동하기도 했었던 변우백 동지였다.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전방을 주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물건을 싣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호수를 배치하지 않고 운전한데 있었다. 신호수가 있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고, 설령 사고가 났다하더라도 지게차를 곧바로 멈추었다면 사망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은 작업장의 안전관리감독을 책임져야할 원청 회사인 두산중공업에 있다. 2004년 11월과 2005년 1월에도 연이어 지게차에 의한 사망사고가 발생했었고, 이에 두산중공업에서 2005년 2월 ‘지게차 작업 종합 안전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그 안에는 기본적으로 신호수를 두고 이 신호수와 운전자에게 안전 교육을 하게 돼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두산중공업에서 마련한 ‘지게차 작업 종합 안전대책’이 형식적인 것이었고 실질적이고 책임있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것이 변우백 동지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은 사망한 노동자가 정규직이 아니라 사내하청이라는 이유로 모든 책임을 사내하청 업체에 떠넘기는 부도덕한 대기업의 전형적인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이에 유가족과 함께 ‘경남지역 사내하청노동자 건강권 쟁취를 위한 공동 대책위원회’는 반복되는 사내하청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두산중공업의 책임을 묻기 위해 5월 19일 부산노동청 창원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청장과의 면담을 통해 노동부의 관리감독 소홀에 대해 항의했다.
부산 출신의 변우백 동지는 2003년 배달호 열사 투쟁에 결합하기 위해 창원지역에 왔다가 열사 투쟁 이후 두산중공업 사내하청업체에 입사하였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몸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택했던, 산재 없는 세상을 위해 마창산추련에서 함께 활동했던 변우백 동지였다. 변우백 동지와 함께 활동해왔던 지인들과 지역의 동지들은 변우백 동지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리기 위해 추모모임을 만들기로 하고 인터넷에 추모공간을 만들었다(http://cafe.naver.com/woobaek).
그리고 변우백 동지의 억울한 죽음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원청인 두산중공업의 책임을 묻기 위해 창원에서는 시민선전전과 부산지방노동청 창원지청 앞 1인시위를, 서울에서는 두산중공업 서울▮마창지역소식사무소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했다. 변우백 동지가 비록 살아 생전에 자신의 뜻을 충분히 이루지 못하였으나 그 뜻은 살아남은 지인들과 지역의 동지들 가슴 속 깊은 곳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작은 걸음이지만 멈추지 않고 걸어갈 것이다.
노동운동가 故 변우백동지의 삶
1974 부산 출생
1993 부산 지산간호전문대학(현 부산가톨릭대학교)입학, 풍물패 동아리 활동
2000 청년진보당, 사회당, 전국노동자회 활동
2003 고 배달호 열사투쟁 대책위 활동
2003 두산중공업 사내하청 (주)DECCO 입사,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편집위원 활동
2006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교육편집팀장
2008 진보신당 입당
2008 5월 16일 두산 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로 일하던 중 35세 나이로 지게차 사고로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