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현판식 했다고
회사측이 일방적인 생산중단,
그리고 7개월간의 처절한 투쟁
전국건설노동조합 조직국장 이정훈
태형레미콘은 경기도 화성에 있는 업체로서 레미콘과 아스콘을 제조 판매하는 공장이다. 태형레미콘 투쟁은 지난 7개월 전인 3월 2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설노조 태형분회 조합원들은 3월 21일 노동조합 현판식을 개최하였다. 성황리에 노동조합 현판식을 마쳤는데 다음날 회사측에서 노동조합 현판을 떼려고 하였으며 여의치 않자 회사측은 일방적으로 레미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선포해버렸다. 그 이후로 7개월이 넘는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태형분회 조합원들은 2년 전에 노동조합에 가입하였으며 회사측과 원만하게 노사관계를 만들어왔었다. 그런데 작년 운송비 합의사항에 대하여 회사측이 올해초까지도 이행하지 않는 과정이 있었다. 이에 올해 초부터 분회에서는 회사측에 합의서 이행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었으며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 현판식을 개최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노동조합 현판식이 이렇게 207일차의 투쟁의 시작이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회사측이 일방적으로 레미콘 생산을 중단해버리면서 50명의 레미콘 운송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내몰린 것이다. 이에 태형본사에 항의면담도 진행하고 회사측에 투쟁을 진행해 보았지만 회사측의 입장은 ‘노동조합 탈퇴해라’는 것이었다. 노동조합에서 파업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회사측이 일방적 생산중단을 진행하면서 싸움을 더욱 힘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생계의 어려움으로 조합원들은 이탈되었다. 투쟁 207일차 현재(10월12일)는 14명의 조합원들이 생계의 고통 속에서 힘차게 투쟁하고 있다.
‘노동자‘가 아니라는 ‘특수고용 노동자(?)’의 현실
회사측이 일방적인 생산중단을 하면서 노조원들에게 주장했던 것이 바로 ‘당신들은 법적으로 노동자가 아니라’라는 것이다. 레미콘 지입차주겸 기사는 노동자가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결문을 가지고 들먹거리는 것이다. 지난 7년여 간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에 대한 입법을 끈질기게 추진하였지만 작년 17대 국회에서 끝내 무산되고 말았고 이제 새로운 정부와 국회가 들어서게 되었고 다시 새롭게 추진해야 할 상황이다. 레미콘운송노동자들은 원래 회사측의 정규직 노동자였지만 90년초이후로 차량을 강제 불하하면서 이른바 특수고용직이 되어 버린 것이며 실제로 하는 일은 동일하며 회사측에서 지시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종속성이 그대로 있다. 하지만, 사업자등록증이 있다는 그 이유로 노동자가 아니라 사장(?)이라는 것이다. 법적으로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다보니 회사측이 온갖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해도, 일방적인 해고를 해도 법적으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에 노동조합원들은 정부,법원 어디에도 손 벌릴 곳이 없이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이 투쟁을 만들어갈 수밖에 없다.
경찰의 인권유린과 구속,연행 탄압...
이에 굴하지 않는 본격적인 투쟁과 승리를 위하여
회사측은 6개월여의 생산중단이후로 지난 9월 22일 레미콘 생산 가동을 시작하였다. 우리 조합원들이 아니라 소위 외부에서 레미콘 차량을 7대 불러들여서 시작한 것이다. 그들이 경기가 어렵다고 공장생산을 중단하는거라면서 앞으로 계속 공장중단할 것이다라면서 온갖 핑계를 다 되더니 이제 뻔뻔스럽게 공장가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우리 조합원들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비조합원을 끌여들여서 말이다. 이에 본격적인 투쟁이 9월 30일 전국건설노동조합 집회 이후로 진행되었다. 우리와의 합의 없이는 공장가동 안 된다며 조합원들이 레미콘차량으로 공장정문을 봉쇄하는 투쟁을 진행하였다. 경찰은 이에 구속과 연행으로 회사측을 비호하였다. 분회원 342명이 구속되었고 건설노조 부위원장, 간부들이 연행되었다. 10월1일 당시 연행과정에서 다친 조합원이 병원에서 수술받는 중에도 수갑을 채운 상태로 수술이 이뤄져 경찰의 인권유린 규탄 기자회견과 인권위 제소까지 진행하였다. 이전부터 수배상황에 있는 분회장까지 하면 탄압이 극심한 것이다. 공장 앞 천막에 각 지역의 건설노조원들이 지지방문 사수를 함께 하고 있다. 이제 태형레미콘 싸움이 전국의 건설노동자가 함께 하는 투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오는 10월 17일에는 태형레미콘 투쟁승리를 위한 전국건설노동자대회가 예정되어 있다. 이 투쟁 반드시 승리하여 노동자가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