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싸움
* 노동자의 아내가 아닌 노동자로 살고 싶어 결혼8년 만에 지역 활동을 정리하고 들어간 영세하청 금속사업장, 법보다 사장 말이 우선인 공장, 노동자의 권리보다는 생산이 우선인 공장에 4년 동안 다니면서 절반은 일하고 절반은 노동조합과 사업장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했습니다. 노동조합 때문에 귀찮다고 우리 부서만 뚝 떼어 경남 웅촌에 내다버리더니 어느 날 한마디 의논도 없이 우리를 팔아버린 그해 겨울, 늙은 아저씨들과 힘겨운 투쟁이었지만 노동자의 권리가 무엇인지 하나 둘 배워 가던 그해 겨울, 우리 모두 가슴에 가장 아름다운 그림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편집자 주) 배순덕동지는 현재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동부산노동상담소에서 상담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국노동자 글쓰기 문학회인 ‘해방글터’ 동인으로 활동 중입니다
배 순 덕
승산 없는 투쟁이라고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싸움에
깨지는 건 언제나 너희들뿐이라고
비아냥거리지만
밥그릇조차 빼앗아 가려는
너희의 음모
앉아서 당할 수 만 없었지
세상이 아무리 달라졌다고 해도
늘 노예 같은 우리네 삶
돈벌이 시원치 않다고
손때 묻은 공장 팔아버리려는
자본에 맞서
투쟁의 깃발을 들어야 했었지
어쩌면 외로운 우리들의 긴 투쟁이
혹독한 이 겨울 끝날 무렵
깊은 상처로 남겨질지 모르겠지만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노예이길 거부했던 철저한 이 싸움이
내 생애에 가장 아름다운 삶으로 남아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