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피해 건설노동자 찾기 . 지원 캠페인단 출범 기자회견문]
석면피해 건설노동자 찾기 캠페인단 출범
최근 석면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주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연초부터 석면폐광 주변 지역주민의 석면피해가 사회문제로 떠오른 이후, 베이비파우더·의약품·화장품 등 유아와 여성 등 일반 시민들의 일상용품에도 석면이 사용된 것이 밝혀져 ‘숨어 있는 살인자’로 불리는 석면 공포가 국민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대다수 언론들은 석면의 위험성을 다루면서 지역주민과 소비자들의 피해만 부각시켰다. 그리고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일반 시민들의 피해예방과 보상에 편중된 대응방안만 발표하는 추세이다. 사실상 석면피해의 가장 중심에 있는 노동자의 건강과 노동환경은 사회적 이슈가 전혀 되지 못하고 있다.
석면이 함유된 베이비파우더·의약품·화장품 등 일반제품을 생산하는 노동자는 생산과정에서 당연히 석면에 노출될 수 밖에서 없다. 또한 병원에서 의약품을 취급하고 다루는 간호사, 화장품을 직접 사용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수많은 노동자들이 석면에 노출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아파트·공장·빌딩·학교 등 건축물의 천정·바닥·벽·배관에 시공되었을 석면함유건자재를 사용하였을 수많은 건설노동자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석면에 노출되었다. 건설 당시뿐만 아니라 건축물 해체·철거·실내 인테리어 공사 등에서 건설노동자는 석면 노출 1순위 이다.
2003년도까지 우리나라에서 석면이 약 65만톤이 사용되었다. 학계에서는 석면 170톤 당 중피종 사망자 1명이 발생한다고 보는데, 이를 감안하면 4~5천명이 우리나라에서 악성중피종으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사망자 대부분은 건설노동자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나라 건설노동자들이 석면에 의한 폐질환으로 산재보상을 받았다는 사례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일찍부터 석면 피해 위험성이 알려진 일본 사례만 보더라도 2006년도에 폐암과 중피종으로 각각 361명, 486명의 건설노동자가 산재보상을 받았다. 이미 석면 피해를 ‘공포’로 규정하고 각종 피해 예방과 보상책을 마련한 영국은 일주일에 35명의 건설노동자가 석면 질환으로 사망한다는 통계를 내놓았다. 무서운 것은 이들 숫자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며칠 전 80% 이상의 공공건물에서 석면함유 건축자재가 사용되었다는 환경부의 발표처럼 건물의 시공과 철거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건설노동자들이 석면먼지를 마셨다. 그 결과 수백, 아니 수천명의 건설노동자들이 석면 질환으로 사망하거나 고통을 받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산재보상을 받았다거나 석면 질환이 발병하였다는 사례가 전혀 없다. 통계가 전무하다. 이는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와 보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오늘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재벌, 삼성그룹의 본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다. 삼성은 리모델링 중 석면비산 방지대책을 하지 않아 삼성본관 주변에서 석면이 검출되어 논란이 되었다. 게다가 석면제거업무도 불법적인 다단계 하도급을 하다 적발되어 삼성그룹의 부도덕성을 또다시 만천하에 알린 바가 있다.
오늘 우리는 노동자서민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는 삼성그룹이 태어난 쓰레기장에서 한 줄기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자 한다. 건설노동자들이 주체가되어 일반 시민들과 연대하여 석면피해로 가장 고통 받을 건설노동자들의 석면피해를 예방하고 석면피해 건설노동자를 찾아 지원제도를 마련하는 캠페인단이 출범하는 것이다.
건설노동자 석면 캠페인단은 건설노동자는 물론 일반 시민에게 석면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그리고 석면피해예방과 석면 피해자의 건강관리 및 보상체계마련을 위한 캠페인을 올해 연말까지 전국 건설현장과 도심지에서 대대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우리는 올해부터 시작된 캠페인단 활동이 노동자와 시민 건강에 중대한 위협이 되는 석면 등 발암물질을 사업장에서 근절 또는 통제하고 노동환경 및 주거환경의 발암물질로 피해를 입은 노동자·시민에게 국가적 보상시스템을 만드는 실마리가 될 것임을 단언한다.
2009년 4월 28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석면피해 예방과 석면피해 건설노동자 찾기·지원 캠페인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