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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ㅣ06월ㅣ이러쿵저러쿵]2009년 아시아석면회의 참가하고 왔습니다!!


06-25 17:22 | 조회 : 200


2009년 아시아석면회의 참가하고 왔습니다!!



                                                                                                                    

한노보연 이숙견    





부산에서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가 하루에 한 대밖에 없는 터라 4월 25일부터 시작되는 아시아석면회의에 참석하기 위하여 전날인 24일 저녁 홍콩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부산에서 참가하는 참석자는 나를 포함하여 5명이고, 서울팀은 다음날 합류하기로 하였다.

38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가는 홍콩이라 낯설기도 하고, 각국의 활동가들이 모이는 회의라 대부분 영어로 소통을 하기에 영어에 자신이 없는 나는 고민을 하다가 일단 함 가보자라는 생각으로 함께 가는 분들을 의지하면서 무작정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3시간동안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홍콩공항은 우리나라보다 1시간이 빠른 시차차이임에도 어두운 밤이었다. 더군다나 날씨도 많이 흐려서 ‘별들이 속삭인다던 홍콩의 밤거리’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공항에서 숙박장소인 호텔까지 1시간여 동안 버스를 타고가면서 내가 도착한 곳이 홍콩이구나라는 것을 조금씩 실감하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세 번째(동경, 뉴욕다음)로 집값이 비싸다고 하는 홍콩은 도로변 옆 조그만 귀퉁이 땅조차 높이 솟은 고층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차 있어 많이 답답해보였고, 집집마다 설치되어 있는 에어컨을 보면서 후덥지근한 홍콩의 날씨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번에 참석하게 된 2009년 아시아석면회의(Asian Asbestos Conference; AAC)는 개최지가 홍콩인만큼 중국내 석면활동을 하고 있는 풀뿌리 그룹 및 활동가의 교류를 통하여 석면활동에 관한 경험을 폭넓게 소통하고 그룹들 간의 연계성을 증진하여 이후 연대활동 도모하고, 2004년 세계석면회의와 2006년 아시아석면회의를 기반으로 시민사회 내 석면문제의 인식을 증진하며 석면활동을 하는 활동가들의 만남과 각국에서 석면문제에 대한 대응전략을 논의하고 각국의 석면과 관련한 건강과 안전에 관한 법률 개선을 위한 정보 확산과 함께 아시아석면추방네트워크를 발족하며, 전세계가 석면을 금지함으로써 앞으로 석면중독으로 인한 죽음의 공포를 막아내기 위하여 개최되는 회의이다.



이러한 회의인 만큼 참석한 국가들도 다양하였다. 아시아 석면회의이지만 아시아국가 뿐만아니라 미국, 유럽, 캐나다, 남아프리카 등 많은 국가의 노동단체들과 석면추방운동을 하는 활동가, 노동조합, 세계 각국의 석면피해자들이 참석하여 소통과 연대의 시간을 가졌다.

2박 3일동안 총 6개의 전체 세션과 5개의 워크샵으로 진행된 이번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시한폭탄수준의 심각한 아시아지역의 석면문제점과 석면질환 종식을 위한 국제기구의 활동과 캠페인 그리고 아시아지역의 석면피해자 캠페인과 노동조합의 대응 내용, 석면문제에 대한 각국의 상황보고, 각 나라별로 석면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요구와 문제제기 및 조직방안, 전 세계적으로 석면추방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교류와 함께 끝으로 석면추방과 석면피해해결을 위한 2009년 홍콩 아시아석면회의 선언낭독과 아시아 석면추방네트워크(the Ban Asbestos Network of Asia) 발족식을 가지면서 아시아석면회의가 막을 내렸다.

그동안 석면추방활동을 지역에서 진행하면서 답답하고 고민되었던 많은 문제들이 나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현재 아시아지역에서 석면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는것도 느끼게 되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러한 활동을 하는 주체 조직에 대한 고민들을 다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한국참가자의 경우 동시통역을 하는 전문통역인 없이 회의 참가자들이 돌아가면서 통역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기에 통역하는 사람도 힘

들었고 전달받는 것에도 많은 한계가 있었다. 특히 각국의 석면피해자들간의 소통과 대화를 많이

가지지못하고 피해자 및 활동기간의 언어의 장벽을 넘기란 쉽지 않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석면회의를 마무리하고, 4월 28일 마지막 프로그램을 참석하기 위하여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했다. 홍콩 오기전에 사전 프로그램안내로 ‘국제노동자기념 캠페인’을 하는 줄은 알고 있었으나 산재노동자 추모집회인 줄은 몰랐다.

홍콩에서도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를 추모하는 추모집회가 4월 28일마다 개최된다고 하며 마침 아시아 석면회의 일정과 맞게 되어 석면회의 참가자 모두 집회가 열리는 홍콩반도로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매년 200여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을 한다는 홍콩의 상황을 들으며, 하루 7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다시금 끔찍하게 여겨졌고,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세계 곳곳에서 이렇게 죽어야하는지 이동하는 내내 답답하였다.



1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도착한 집회장소에는 벌써부터 집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나온 많은 분들이 있었다. 참석자 대부분은 사망한 노동자의 가족들로 구성된 ‘산업재해피해자권리보호협회’(Association for the Rights of Industrial Accident Victims)의 회원들과 홍콩에 기반을 두고 활동 중인 ‘아시아석면감시센터’(Asia Monitor Resource Center; AMRC)회원들, 그리고 산재로 장애를 당한 노동자들이었다. 모두들 ‘산재사망자를 추모하고 생존권을 위하여 투쟁하자’라는 내용이 담긴 몸벽보를 붙인 검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우리들도 나누어주는 티셔츠를 입고 집회장소에 결합하였다. 집회가 시작되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기타반주를 통하여 흘러나왔다. 홍콩에서, 그것도 집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으니 마치 한국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아마도 지금쯤 한국에서도 추모제가 진행중이겠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임을위한행진곡’을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앞으로 나오라고 하여 건설노조에서 온 동지와 함께 무대 앞으로 나가서 힘차게 손을 흔들면서 불렀다.



빡빡하게 잡혀있는 일정으로 정신없이 보낸 4박 5일이었지만 좋은 경험을 많이하고 많은 생각을 해주는 시간이었다. 언어의 장벽, 짧은 시간 등으로 많은 활동가들과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세계 여러나라에서 우리와 같은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활동을 꿋꿋하게 하는 활동가들을 보면서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 어쩌면 내 문제에만 갇혀서 힘들어한 것은 아니었는지, 내가 왜 여기에 있어야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2009년 아시아 석면회의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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