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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 07월 | 포커스]너무나 볼품 없는, 생색내기에 불과한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

너무나 볼품 없는, 생색내기에 불과한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



한노보연 선전위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송홍석




보건복지부가 6월 17일 향후 5년간(09~13년)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을 수립하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보고하였다.
계획안에 따르면, 보험급여가 안 됐던 초음파 검사(2013년부터)와 척추와 관절질환 MRI 검사(2010년부터)를 보험급여화 하고, 치과치료 영역에서는 75세 이상 노인의 틀니(2013년부터)와 치료목적의 치석제거(스케일링: 2013년부터)를 보험급여화 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증환자의 병원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암, 뇌심혈관 질환의 본인부담률을 현행 10%에서 5%로 낮추고, 중증화상·결핵환자의 본인부담률도 각각 5%와 10%로 낮출 계획이며, 일부 난치성 치료약물(B형간염치료제, 류마티스치료제, 빈혈치료제, 유방암치료제)의 급여범위를 10년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외에 저출산 대비로 현재 20만원인 임신부 산전 진료비 지원금도 50만원으로 단계적으(2010~2012) 확대될 예정이라고 한다.
계획안대로 보장성을 확대할 경우 3조1천억원의 추가적인 보험재정 확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매해 추가적인 보험료 인상(연평균 1.2%) 요인이 발생하고, 결국 2010~2013년간 매년 6~8%씩 건강보험료를 인상되어야 할 것이라고 복지부는 밝혔다.



▶ 이번 복지부의 보장성 강화계획을 일면 보면, 초음파, MRI, 틀니, 스케일링도 보험적용 되고 암환자 본인부담도 5%로 줄어드는 등 마치 획기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향후 5년간의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계획이라고 보기엔 너무 초라하다. 그것도 매년 6~8%씩 보험료를 더 부담해야 하는 서민들에겐 더욱 그렇다(2013년엔 지금보다 24~32% 더 인상되게 된다). 그렇게 부담하고도 실제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 수준은 매우 미미하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문제점은 전체 의료비 중 보험이 안되는 비급여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무려40%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매달 건강보험료를 내고도 암과 같은 큰 병에 걸렸을 때는 집안 경제가 흔들릴 정도로 많은 돈을 내야 하고, 그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 focus포커스 | focus때문에 전 국민의 80% 이상이 ‘민간 암 보험’에 가입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암, 뇌심혈관질환 등 중증 질환의 치료비 중 40%를 차지하는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을 대폭 ‘급여’로 전환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본인부담률 5% 경감조치(보험급여되는 부분만 해당)는 저소득층에는 실제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예컨대 10차례 이상 시술이 필요할 수 있는 간암의 경우, 1회 시술당 100만원 이상의 보험적용이 안되는 비급여 비용이 발생한다. ‘보호1종’의 간암 환자가 ‘간동맥색전술’이라는 치료시술을 받는데 100만원 이상의 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돈이 없어 치료를 중단한 채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를 필자는 실제 경험한 적이 있다. 초음파(그것도 2013년부터), MRI 보험급여 정도로 향후 5년간의 보장성 강화 계획이라 말 꺼내기엔 너무 부끄럽지 않은가?



치과영역의 보장성 강화계획도 생색내기인 점은 마찬가지이다. 노인 틀니는 그 대상을 75세 이상으로 한정하고 있다. 남자 평균수명이 76세인 점을 고려할 때 실소(失笑)만 나온다.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건치)’는 고가의 비용이 드는 틀니의 50%의 본인부담률의 문제점도 지적한다. 틀니의 수요자들이 저소득층에 몰려있어 그들에겐 허울뿐인 제도로 전락하게 할 가능성이 크고, 급여확대의 혜택을 부유층들과 중산층들에게만 집중하게 하여 오히려 구강건강불평등을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치료’ 목적의 치석제거 보험급여의 문제점도 건치는 지적한다. 원래 보험급여가 되었던 것을 2001년 건강보험 재정고갈을 이유로 비급여로 전환했던 것이기 때문에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건강보험 흑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잇몸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치석제거의 급여화를 2013년으로 미룬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고 ‘예방’ 목적의 치석제거는 보험에서 제외한 결정에 대해서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정말로 획기적으로 확대․강화하기 위해서는 그 재원마련이 중요한데, 그것을 미미한 국고지원과 보험료 인상만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누진적인 조세정책을 기반으로 한 대폭적인 국가재정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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