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09 / 11월 / 성명서] 이주노동자를 사지로 내모는 반인권적, 폭력적 집중단속 방침 철회하라!




이주노동자를 사지로 내모는
반인권적, 폭력적 집중단속 방침 철회하라!



법무부는 오는 10월 12일부터 12월까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또 법무부는 집중단속을 노동부, 중소기업청 등과 함께 ‘합동’으로 진행하며, 집중 단속을 방해거나 상습적으로 외국인을 불법 고용하는 사업주를 형사고발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사실, 이전에도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폭력적인 단속은 계속돼 왔고, 그 결과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하였다. 2009년 4월 수원에서 중국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하려고 주거지에 대한 불법 무단진입과 토키몰이식 단속으로 인해 심지귀씨가 머리와 팔다리가 골절된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현재도 병원 치료중에 있다. 또한 10월 8일 이주노동자의 방송의 전대표이며 스탑크랙다운 보컬인 미누동지에 대한 표적수사와 10월 18일 오산,화성 발안지역 대규모 단속(100여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단속 과정에서 심각한 부상 등 인명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심야 단속도 부쩍 늘어난 상황이다.


출입국관리법의 통보 의무 적용을 강화해 미등록 체류자들의 권리구제 역시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범죄 피해를 당한 이주노동자들이 경찰을 찾았다가 단속되고, 일부 지역 노동부에서는 체불임금 등의 진정을 사실상 거부하는 일들도 일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속의 강도를 더욱 강화하는 ‘집중 단속’은 이주노동자들에게 매우 위협적이고 두려운 일이다.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사회에서 매우 해악적인 존재들인 양 묘사하며 이런 폭력적 불법 단속을 정당화한다. 최근 외국인 범죄가 급증한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는 실증적 분석도 없이 미등록 이주노동자와 범죄를 연결시키곤 한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외국인 범죄와 미등록 체류 사이에는 직접적 연관이 없음이 밝혀졌다.


무엇보다 정부는 ‘법 질서’ 확립을 강조하며 미등록 체류자들은 이 땅에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런 정부 자신이 단속 과정에서 온갖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무고한 이주노동자들이 죽고 다치는 고통을 겪고 있지만, 정부는 ‘정당한 공무 수행’이라며 합리화만 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이중 잣대는 명백한 위선이다.
정부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선포한 시점에, 이주노동자들의 차별 없는 권리를 옹호해 온 한국의 시민, 사회, 노동 운동 진영 역시 힘을 모아 정부의 이런 부당한 정책에 맞서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폭력적 강제 단속이 아닌 다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이주노동자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이주노동자에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등록자가 되도록 강요하는 불합리한 현 제도를 개선하라고 요구하였다. 또 ‘불법’이라는 멍에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온갖 권리 침해, 범죄 피해 등을 방지하고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처럼 ‘미등록이주노동자’ 문제해결을 위해 반인간적인 폭력단속추방정책이 아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정부의 대책마련을 요구해 왔고 또다시 강력하게 요구한다.
우리는 오늘 ‘이주노동자 권리지킴이’를 발족해 정부의 불법적 단속 행태를 감시하고 항의하는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또 이런 정부의 부당함을 한국 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한 홍보전, 집회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 나갈 것이다.
우리는 한국 사회에서 국적, 피부색, 종교,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얼마든지 조화롭게 어울려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공존을 위해 우리 시민사회단체는 정부의 인종차별적 정책, 폭력적 단속 정책 등에 맞서 싸워 나갈 것이다.



우리의 요구

- 반인권적, 폭력적 미등록 이주노동자 집중단속 방침 철회하라!
-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합법화하라!
- 이주노동자의 인권, 노동권을 보장하라!
- 폭력적인 단속추방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2009. 11. 2.
이주노동자 폭력적 집중 단속 규탄과 이주노동자 권리지킴이 발족식 및 결의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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