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ㅣ12월ㅣ새세상열기-복지] 3. 의료민영화와 병원현장의 변화
3 _ 의료 민영화와 병원현장의 변화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현정희
□ 돈벌이에 혈안이 된 서울대병원
○ 병원인지 쇼핑몰인지 구별이 안 되는 시립보라매 병원
시립보라매병원은 서울시민의 세금 1,800억 원을 들여 370병상이 들어있는 화려한 신관건물을 열었다. 신관건물에는 각 병동의 42개 병상 중 다인병실이 20개(47.6%)로 줄어들고, 하루 30만원 비용의 1인병실과 5만원하는 4인 병실이 더 확대되었다. 다인병실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4인 병실에 입원한 환자의 경우 5인실에 입원한 환자보다 한 달에 120만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 신관건물 1층~3층에는 식당, 편의점, 커피전문점, 건강식품점, 안경점, 의료용품점 등 부대시설이 CJ와 계약하여 대거 들어와 있다.
○ 2인실이 다인실(기준병실) 병실료의 12.5배로 상급병실료
서울대병원의 2009년 2인실 병실료는 하루에 136,930원으로 한 달 입원할 경우 병실료만 400만원이 넘는다. 다인병상 보유율이 51%로 국립대병원 및 종합전문 병원 중에서 가장 다인병실이 적은 서울대병원은 09년 조사결과 따르면 입원하는 환자의 2명중 1명은 상급병실로 입원하는(58.5%) 현실 속에서 2인실을 포함한 상급병실료 인상은 돈벌이에 혈안이 된 서울대병원의 단면을 보여준다.
○ 병원의 수입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선택진료비
서울대병원은 국립대 병원 중 선택진료비 비중이 역시 최고로 높다. 서울대 병원의 선택 진료비 수입 규모는 5,122억 원의 진료비 중 425억 원(8.31%)이다. 서울대병원 입원진료비 2,932억 중 287억 원(9.8%)이 선택진료비이다. (2007년 기준)
#1. 의료급여 환자에게 선택여지 없는 진료비 부과
4월 1일부터 외래나 입원 시 선택진료에 대한 사인을 해야 한다. 의료급여1종 환자에게 설명도 없이 선택진료에 사인을 하게 했다. 무척 많이 나온 병원비를 보고 의료급여환자는 병원에 항의했지만 병원은 요지부동, 결국 의료급여 1종 환자는 선택진료비를 지불하고 퇴원.
#2.
위의 표는 09년 2월 00일 ~ 4월 00일까지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의료급여 1종 환자의 진료비 명세표입니다. 의료급여 1종 환자임에도 비급여와 선택진료비로 인해 두어 달 병원비로 3,729,351원을 납부해야 합니다. 환자부담 총액중 선택진료비 비중은 31%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 병원의 수입을 위해서 성과급 도입과 각종 구조조정 진행 중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은 의사성과급을 도입하여 더욱 더 돈벌이 경쟁으로 몰아넣고 있다. 진료를 많이 해서 수익을 내는 의사와 그렇지 못한 의사를 가려내려 하고 있으며, 직원들 역시 그 평가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다. 부서통폐합 등 각종 구조조정과 비정규직화를 진행하려 하고 있다. 한편 정부차원에서도 2008년부터 국립대병원들을 ‘공공기관운영법’에 의거 공기업으로 분류하여 교수만 제외하고 대졸이상 초임 9.2% 삭감 및 인턴사원제를 도입하였고, 이후 연봉제, 임금피크제 도입을 앞두고 있다.
□ 더욱 더 돈벌이에 혈안이 ‘될’ 서울대병원
○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규모를 키우고, 자본을 유치하라
서울대학교병원 지하복합진료공간사업을 임대형민간투자사업(BTL)으로 추진 중이며 1,000억 원대의 공사를 전액 민간자본을 유치한다는 계획으로 10월 19일자로 사업자 신청마감을 하였다. 원금 및 이자를 갚고 이윤을 남기기 위해 돈벌이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서울대병원, 민자로 지하공간 개발 나선다 한국경제 2009/07/15
쇼핑몰·식당가에 진료시설도 5만6100㎡규모…내년 초 착공
서울대병원이 민자 사업으로 부지 내 지하 공간을 개발해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한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수익도 창출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서울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본관과 행정동(시계탑 건물),어린이병원, 암센터 사이의 타원형 공간에 지하 6층 규모로 식당 쇼핑몰 등 편의시설과 약간의 진료시설이 들어서는 신규 건축물 공사를 내년 초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하 공간은 연면적 5만6100㎡ 규모로 1000억 원의 공사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BTL(건설 후 임대 민자사업) 방식으로 진행될 이 사업에 삼성 대우 등 5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 공사는 연내 설계를 끝내고 내년 초 착공,2012년 하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 무한 경쟁에서 이기려면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병원이 시키는 대로 해라
병원에서는 고객 만족도를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각 부서별, 개인별, 평가를 진행하여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싶어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측이 발주한 ‘엘리오 컨설팅’ 자료에 의하면 지속적인 평가를 하되 하위 10%는 퇴출하라고 되어 있다. 당장 이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현재 정규직 운영기능직도 고용불안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온갖 탄압과 심지어는 읍소까지 동원하여 조합원들의 탈퇴를 종용하고 노조약화 및 단체협약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 돈벌이 중심으로 병원 구조와 진료시스템을 바꿔라!, 시설관리도 가급적 외주, 용역으로
- 병원은 돈벌이 되는 검사, 돈 되는 환자중심의 진료로 바꾸고 있다. 기존에 했던 검사 중에 수가가 낮은 검사는 없애고 있다.
- 의료급여 환자는 고액진료비 등의 압박을 미리 주어서 중대질환이라도 다른 병원으로 옮겨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 MRSA, VRE, 신종플루 등 심각한 병원감염 문제에 대해서도 고지의무, 적정규모의 격리병동 및 격리병실 마련, 전염병 예방관리 업무 등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 청소 등 시설관리가 거의 외주화 되어 있어 보건안전교육이 미비한 상태이다.
- 서울대병원이 건강증진센터 운영. 강남 건강증진센터의 경우 고액 건강검진으로 높은 수익 창출, LA 진료소에서 건강검진 소개하여 강남이나 분당, 본원으로 건강검진 오기도 함.
- 암센터, 첨단세포유전자센터, 분당병원 증축, 오산병원 예정, 보라매 병원 신축, 그러나 인력확대 계획은 전무
- 물자절약: 페이퍼 타월~마스크에 이르기까지, 1회용 마스크 재활용하다 노동조합 항의 받기도 함.
- 어린이병원 환자식사까지 외주화
- 직원 감시: 환자를 가장해서 직원을 감시하거나 전화응대 모니터링.
□ 가속화되는 의료상업화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 현 상황에 대해 대중적으로 어떻게 잘 공유할 것인가?
의료민영화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변화들에 대해, 병원의 돈벌이 행태들에 대해 대중들과 함께 쉬운 언어로 공유해야 한다.
○ 병원노동자 등 의료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병원노동자는 재벌병원 및 대형대학병원의 병상확대와 의료민영화 진행을 보면서 구조조정 문제와 연결되어 더욱 위축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런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할 것 같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이렇게 되면 안될 것 같기도 하는 양쪽 모두의 고민이 있다. 환자와 노동자가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작은 실천이라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 공공병원 확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가지고 새 판을 짜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공공병원과 노조가 잘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반성과 더불어 한국사회의 대안적인 의료공급체계와 내용에 대해 접근 방법을 다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병원현장에서 단체협약으로 쟁취한 ‘공공의료 강화에 대하 노사 합의서’(참고 첨부)도 공공의료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과 내용 없이는 일회용이 되거나 심리적 위안의 효과뿐인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
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