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년 일터 8월호 통권 68호에는 [반달이야기]라는 꼭지가 있습니다.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로 뜨거웠던 지난 여름, 7월 21일부터 2박 3일간 진행한 ‘반도체 노동권을 향해 달리다’(이하 반달) 행사를 사진과 함께 자세하고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지요.
기억 못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작년에 진행된 반달을 간략하게 알려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건강하게! 인간답게! 노동자답게!’라는 기치와 함께 진행됐구요,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투병 중이거나 운명하신 5명의 노동자들에 대한 산재신청을 전원 불승인한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심사청구 접수 기자회견과 공동행동 선포로 반달을 시작했습니다.
3일 동안 반도체 공장이 있는 온양(삼성전자), 이천(하이닉스), 부천(원미구 반도체 공단), 수원(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등에서 시민들을 만나며 반도체 전자산업의 폐해와 반도체 노동자들의 인권과 건강권, 노동권 실현의 중요성을 알렸고 7월 23일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민웅씨의 기일을 맞아 추모문화제를 진행하며, 모든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작년 7월 하반기에 진행됐을 2박 3일의 일정을 생각하니 땀이 흐르시죠? 그리고 함께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는 분들도 계실테구요.
올해는 4박 5일의 일정으로 ‘2010년 반달 공동행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7월 19~23일까지 기흥, 충남, 온양, 천안, 탕정, 이천 등 반도체 전자산업이 존재하는 곳에서 노동자들과 시민을 만날 예정이며 집단 산재신청과 추모제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09년 반달’을 돌아보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달라진 것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09년 반달 때, 심사청구에 함께 했던 박지연씨가 지난 4월말 사망하셨고, 박지연씨의 사망으로 반도체 전자산업의 문제가 사회화되면서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제보가 폭발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함께 싸우고자하는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이 집단 산재신청에 함께 하였고, 이번에도 반달 기간에 집단 산재신청이 진행될 것입니다. 그리고 추가제보를 통해 7월 23일에 사망한 고 황민웅 씨 이외에 또 다른 사망자 고 연제욱(28세, 종격동암)씨도 다른 해, 같은 날 사망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는 7월 23일 금요일에는 두 분에 대한 합동 추모문화제가 진행됩니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더 많은 활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이 더욱 많습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태도에 아무런 변함이 없습니다. 끊임없이 피해자들의 업무 관련성에 대해 부정하고 있고, 산재신청 피해자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정부와 근로복지공단의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는 삼성을 오히려 비호하는 행태만을 보여주고 있을 따름이지요.
그래서 반올림은 다시 뜨거운 올 여름 전국을 누빌 생각입니다. 어느 때보다 더욱 뜨거운 열기로 말이지요! 어때요? 여러분, 함께 하실래요?
일터
한노보연 상임활동가 푸우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