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 | 현애자 의원실 |
HIV/AIDS 감염인 인권증진을 위한 에이즈 예방법 대응 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과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은 지난 11월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예방법 전부개정안’(아래 전부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발표했다. 기자회견에서 공동행동은 “기존 예방법은 감염인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기본으로 해 에이즈 예방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감염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 인권침해만 재생산하고” 있으며 또한 “정부의 개정안 역시 에이즈와 감염인에 대한 후진적이며 반인권적인 시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라며 전부개정안 발의의 취지를 밝혔다. 공동행동과 현애자 의원이 내놓은 전부개정안의 주 내용은 △법률 명칭의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 및 감염인 인권 증진에 관한 법률’로 변경 △전파매개행위 금지조항 삭제 △강제검사 실시금지 △익명검사 고지의무 필수화 등을 담고 있다.
우선 법률의 명칭 변경이 눈에 띤다. 기존의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을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 및 감염인 인권증진에 관한 법률’로 바꾸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기존의 예방법이 HIV에 대한 정확한 지식보다는 불치의 병이라는 막연한 공포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져 감염인의 인권에 대한 고려보다는 감염인을 관리함으로써 질병을 통제하려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공동행동의 문제의식이 녹아 있다. 그러므로 지난 여섯 차례의 개정을 통해 ‘HIV/AIDS 감염인 격리제도’와 같은 문제 조항들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감염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조항들이 남아있고, 이는 몇몇 문제조항의 개정이 아니라 법률이 갖고 있는 예방정책 방향의 수정과 패러다임 자체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같은 취지에서 제1조 목적 부분에서도 “예방과 감염인의 보호.지원 등 인권 증진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간염인 인권을 위한 세심함 돋보여
전부개정안은 또한 기존의 예방법이나 정부에서 내놓은 개정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학교, 사업장, 그리고 의료인에 대한 ‘교육과 홍보’와 관련된 3개 조항을 담고 있다. 에이즈 예방이 감염인 인권보호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감염인들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과 차별을 해소하고 인권을 증진시키기 위해, 그리고 보다 근본적으로 에이즈를 예방하기 위해 교육기관에서부터의 올바른 교육, 사업장 내에서와 의료기관에서의 차별행위 금지는 필수적인 항목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예방법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대책위원회를 둔다.”고만 나와 있는 조항에 대해 전부개정안에서는 대책위원회를 정책위원회로 바꾸고 연구전문가와 보건의료와 사회분야에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시민단체에서 추천한 사람들을 위촉할 수 있도록 해 놓아 감염인들이 HIV/AIDS 관련 정책에 제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
또한 전부개정안은 감염되었다고 판단되는 충분한 사유가 있거나 감염될 환경에 있는 사람에 대해 검진을 실시할 수 있다는 조항에 대해 피검사자의 의사에 반해 감염 여부를 검사할 수 없도록 하고 익명검사를 할 수 있음을 반드시 사전에 고지하도록 해놓았으며 전파매개금지 행위 조항을 아예 삭제했다. 두 가지 모두 감염인을 치료와 보호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관리와 통제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그동안 감염인들의 인권침해를 가져온다는 지적을 받아온 부분들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례로 ‘역학조사’라는 용어를 ‘사례조사’로 바꾸는 것에까지 전부개정안의 내용들은 작은 부분에서도 감염인들의 인권을 위한 세심함이 엿보인다. 공동행동에서 누누이 주장해오듯이 질병, 특히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특성을 갖는 에이즈라는 질병의 예방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감염인들과 비감염인들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전부개정안은 감염인의 인권증진은 물론 에이즈 예방에 중요한 전진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한편 전부개정안은 현애자 의원 외 19명의 공동발의로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에 정부 측 개정안과 함께 가 있는 상태로 12월 중 심의될 예정이다. 현애자 의원실에서는 “전부개정안이 정부 개정안과 큰 틀에서 취지가 같고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전부개정안에 대해 미처 담고자 했으나 담지 못한 내용도 있어 긍정적이란 평가를 들었다.”며 전망을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
출처: [월간]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



사진 | 현애자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