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교장제도 개혁한다더니... 구시대 ‘초빙제’ 재탕

교장공모제 시범유형 74%가 초빙교장형, 교육시민단체 공동 대응

교장제도 개혁을 내세운 교장공모제가 이명박 정부 들어 좌초 위기에 내몰렸다.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이 올해 9월부터 진행되는 교장공모제 3차 시범실시에 기존 점수형 교장 승진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초빙교장형’을 무더기로 정해놓은 탓이다.

이 초빙교장형 제도는 이미 95년 도입당시부터 교장 임기연장을 위한 변칙성 제도라는 비판을 받아온 바 있다.

18일 교과부와 좋은교사운동에 따르면 시도교육청은 최근 교장공모제 시범실시 대상 초중고 77곳 가운데 초빙교장형을 57개교(74.0%)나 뽑아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해 9월과 올해 3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된 1, 2차 시범 때의 38%보다 두 배 가량이나 늘어난 수치다.

이런 초빙교장형 쏠림현상은 교과부가 3차 시범실시부터는 시도교육청이 자율로 교장공모 유형을 선택하도록 함에 따라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는 지적이다. 4.15 학교자율화 계획(공교육 포기 조치)을 내놓은 교과부가 ‘자율화’란 명목으로 기존 지침을 없애고 시도교육청에 맡긴 결과다.

참여정부 시절 시행 방안이 결정된 1, 2차 시범실시에서는 교장자격증을 갖지 않는 이도 응모할 수 있는 ‘내부형’ 등을 50% 이상으로 하는 지침을 마련한 바 있다.

반면, 능력 있는 평교사도 교장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한 ‘내부형’으로 지정된 학교는 대상학교의 24.7%인 19개교에 그쳤다. 학교 밖 외부 인사도 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한 ‘개방형’은 1개교(1.3%)뿐이었다.

이에 대해 전교조, 좋은교사운동, 참교육학부모회,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등 4개 단체는 19일 교과부 규탄 기자회견을 여는 등 무더기 초빙교장형 지정행위에 대한 반대운동을 공동으로 펼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기존 교장의 임기연장수단으로 악용되어온 초빙교장형을 시범실시에 대거 포함시킨 것은 마치 새 부대에 헌 포도주를 넣은 것과 같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김한명 전교조 학교자치교장선출보직제특별위원회 사무국장도 “교과부의 허울 좋은 자율화 조치가 교장공모제를 교장임기연장제도로 전락시켰다”면서 “기존의 교장승진제도 혁신을 요구하는 국민적 합의를 무시한 교과부에 대해 교육시민단체들과 공동 대응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선영규 교과부 교직발전기획과 연구관은 “초빙교장형이 많은 이유는 (교장)자격증 있는 분을 학교단위에서 (교사, 학부모 등) 구성원들이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처럼 시도교육감들이 학교와 상의해 교장공모제 유형을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학교 자율화 취지에 맞는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근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