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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들과 30년 가까이 생활하며 살펴보니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연물은 단연코 인형극이었다. 아직 작고 어려서 세상이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 아이들에게는 무슨 말이든 묵묵히 들어주며 자기보다 작아서 만만하게 보이고 맘껏 예쁘게 꾸밀 수 있고 동물은 물론 상상의 생명체도 될 수 있는 인형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서울 경기지역에서 근무할 때는 유치원의 많은 인형극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경남에서 근무하다 보니 서울 경기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극단이 대부분이어서 제대로 된 인형극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 낸 행사가 전교조 경남지부 유치원위원회의 이름으로 좋은 인형극단을 섭외하여 공연이 가능한 지역에 공연을 해주는 인형극 순회공연이었다. 인형극을 무료로 공연해 주니 반응은 뜨거웠고 몇 년 째 계속되어 행사는 제법 자리가 잡혔다. 하지만 극단을 초청하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던 중 선생님들 사이에 인형극에 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을 보며 인형극 직무연수를 개최하게 되었다. 마침 경북의 유치원위원장 김은형 선생님이 인형극 전문가란 소식을 듣고 강사로 초빙하였으며 인형극 직무연수는 성황리에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인형을 직접 만들고 공연도 해보니 자신감이 조금씩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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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신감으로 인형극 소모임을 만들게 되었고 유치원 교사들은 물론 인형극에 관심이 있는 특수교사와 특수학급 보조선생님도 소모임에 참여하여 열 명의 회원을 가진 ‘피노키오 인형극회’가 만들어졌다. 격주로 한 번씩 만나 인형을 만들고 우리끼리 웃으며 작은 공연을 벌이기도 하고 목소리 연기를 잘하는 분을 모셔 연수를 하기도 했다. 장면변화가 화려하고 쉬운 팝업 북으로 무대를 만들어 가볍고 만들기 쉬운 소재인 종이로 인형을 접어 교실이나 작은 공간에서도 공연이 가능한 ‘곰 세마리’ 인형극을 완성하게 되었고 간단하지만 색깔변화가 예뻐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빨강도깨비 파랑도깨비 노랑도깨비’, 그림자극과 일반적인 인형극에서 많이 사용하는 장대인형과 판지로 된 평면 탈 인형을 활용하여 커다란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는 ‘예방주사 무섭지 않아’이렇게 세 편의 인형극이 탄생하게 되었다.
도교육청에서 경비를 지원하는 동아리활동에 응모하여 재정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고 전교조 지회와 지부의 참실 보고대회를 통해 수차례 우리가 만든 인형극을 공연하였으며 방과 후에 유치원 종일반 유아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할 수 있었다. 방학 중에는 학교 도서관에 초대되어 공연하기도 했다. 만들어 놓은 인형과 조명기구, 무대 막, 극본, 녹음들이 인형극회의 자산이 되었다.
하지만 늘 교실에서 수업을 해야 하는 교사들이 대부분이라 자산을 활용할 기회를 만드는 것이 녹녹치 않았다. 그러던 중 2008년부터는 동화구연가로 활동하고 있는 참교육학부모회 마산 창원 진해 지회장인 배경희씨와 이야기가 되어 참교육학부모회 회원들과 모임을 함께 하게 되었다. 지난해 교사들이 만들어 놓은 인형극 중 ‘곰 세 마리’와 ‘예방주사 무섭지 않아’를 여유가 있는 학부모님들이 모여 열심히 연습했다. 연습으로 자신감이 붙은 학부모들은 아마추어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마음에 경남의 각 지역을 돌며 순회공연 하겠다는 결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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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인형극을 공연한 지회에서 지역의 반응이 좋았었는데 공연료가 작년보다 저렴하니 많은 지회에서 공연신청이 물밀 듯이 들어왔다. 경남의 20개 시·군 중 17개 시·군에서 만이천명의 유아들이 접수되었고 6월 30일부터 7월 2일 3일간 창원과 창녕에서 2,100명의 유아들이 우리의 인형극을 관람했다. 누구보다도 아이들을 잘 이해하고 사랑하는 교사들이 1년여에 걸쳐 완성한 인형극들을 아이들에게 가장 애틋한 학부모들이 연기하니 교사가 만들고 학부모가 공연하는 환상적인 만남이 되었다. 창원과 창녕에서 공연을 마친 피노키오 인형극회 학부모들은 많은 아이들의 웃음과 반응 속에 기쁨과 보람은 물론 자신감을 쌓으며 일정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인형극을 만든 교사들과 이를 지원하는 전교조경남지부 그리고 참교육학부모회도 흐뭇해하고 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 7월 17일 밀양공연으로 상반기 활동을 마무리하며 9월 추석을 지내고 하반기에 4개 시·군을 돌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