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대학개혁과 공교육 정상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교육 정상화 요구는 끊이질 않고 있다. ‘공교육’과 ‘정상화’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규제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공교육과 사교육의 경계를 허물고 경쟁과 효율성, 교육의 결과만을 강조하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오늘날 공교육 부실이나 붕괴의 원인은 교사의 자질과 수준이 낮아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 아니다. 교사 양성과 임용제도, 그리고 교사 재교육 시스템과 교육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의 교육구조가 획일적이고 비창의적인 교육을 추구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육 부실과 붕괴의 본질은 사교육이 공교육을 능가한다는 데 있다. 학교의 존재 이유와 공교육의 목적이 오직 대학입시 경쟁에만 매몰돼 있기 때문이다. 수능과 내신, 논술, 면접을 총점 방식으로 줄을 세워 평가하는 대학입시 경쟁은 공교육이 사교육을 밤낮으로 좇아가도록 채근하는 반사회적인 구조를 띠고 있다. 교육에서도 경쟁과 효율이 필요하고, 수준별과 결과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것들은 학교교육을 통해 추구해야할 본질적 가치도 교육 목적도 아니다. 단지 교육의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적 수단이거나 교육 피드백의 방편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교육의 본질을 실종한 채 입시경쟁만을 부추기며 특정계층에게 유리한 편향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교육에서 경쟁의 목적이 국가적 인재양성과 국제적 경쟁력 향상이라면 그것은 초중등 보통교육이 아니라 대학의 경쟁력 확보에 맞춰져야 한다. 국제적인 인재나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진정한 경쟁은 대학 진학 이후에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교육 경쟁은 명문대 진학을 위한 대입경쟁과 대학생들의 취업경쟁만 존재할 뿐 고교졸업 직후 사실상 끝나고 만다. 경쟁의 본질이 명문대 진학 경쟁이고, 좋은 대학 진학은 사회적 출세와 성공의 간판 획득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학생들의 경쟁의식 약화나 기초 학력의 저하 탓이 아니라, 특성화하지 못하고 다양성마저 부재한 대학교육의 부실화와 대학당국의 무능력과 무사안일 탓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면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추락하는 현실에서 어찌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거듭나겠는가.

그런데도 대학당국은 책임을 고등학교에 전가하며 대입정책의 자율화가 대학 경쟁력을 보장해주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지금 고등학교는 자율성을 상실한 대학의 종속기관으로서 대학의 내국 식민지나 다름없다. 성적 중심의 획일적인 입시경쟁 구조에서 상급학교인 대학교는 하급학교인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을 쥐락펴락하며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육 부실과 붕괴의 근원은 고등학교가 아니라 대학에 있다. 대학의 경쟁력 확보는 성적 우수학생 선발을 위한 대입정책의 자율화가 아니라 대학의 개혁에 달려있다. 따라서 다양성과 전문성도 없고 특성마저 없이 단순 서열화된 대학을 다원적 패러다임으로 구조조정해야 한다. 대학개혁이 전제되지 않으면 하급학교의 교육은 문제풀이 선수를 양성하는 비정상적인 교육으로 왜곡될 수밖에 없으며, 사교육 시장이 번창하는 대신 공교육 기반이 붕괴되는 불행한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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