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두 핵심에서 한참 벗어난 딴 소리들일 뿐이다. 핵심은 교사가 학생을 때렸다는데 있다. 가해자의 말처럼 ‘감정적으로 흥분해서’ 였든 아니든, 폭행이 있었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생겼다. 폭행의 이유를 갖고 미국산 쇠고기 어쩌구 하는 것은 모두 객쩍은 소리일 뿐이다. 가해자의 말에 의하면 피해자가 ‘대들 듯 따졌’고, 그 결과는 폭행이었다.
현장에서는 폭행을 ‘체벌’이라는 말로 바꿔 부르기도 하지만, 폭력행위는 형사처벌이 가능한 범죄일 뿐이다. 가해자의 주장이어서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동료 교사들이 격려전화를 했다니 가해자와 주변 사람들의 머리 속에 뭐가 들었나 궁금할 뿐이다.
게다가 수구언론은 연일 보도와 사설을 통해 가해자를 오히려 수난받는 피해자로 둔갑시켜 버렸다. 조작을 통한 신묘한 둔갑이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 교사를 자체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단다. 제명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유인즉, “교육적 목적의 체벌”이 아니었단다. 교육적 목적의 체벌이면 문제가 없다는 건지 모르겠다. 혹시 전교조도 폭행 자체보다는 피해자가 ‘촛불집회에 적극 참가한 학생’이어서 문제라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이런 궁금증은 서울지부가 낸 보도자료가 주로 촛불집회를 언급하고 있기에 더욱 커진다.
가끔 전교조 조합원들에게 강의할 기회가 있다. 이명박, 조중동, 교육 마피아들 이야기를 할 때는 호흡도 좋고 반응도 괜찮다. 문제는 체벌 이야기가 나올 때다. 어김없이 감정섞인 반론이 쏟아진다. 주로 남성 중등교사들이 제기하는 반론은 교육현장을 모르면서 원론적인 이야기만 한다는 거다. 30명이 넘는 학생들을 통솔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단다. 그렇지만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때리는 부모도 많다. 교사가 ‘관리’하는 학생들의 수가 많다는 것은 뻔한 핑계에 불과하다. 학생들이 거칠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떤 근사한 이유로도 폭행은 정당화되지 않는다. 교사들 앞에서 사람을 때리는 것이 왜 문제인지를 말할 때마다 사람이 아니라 벽을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사회 전반이 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져 있으니 교사라고 예외는 아닐 게다. 그렇지만 국가폭력에 대한 반대 입장이 분명한 전교조 소속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참교육을 지향한다면 더군다나 그렇다. 전교조가 인권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만의 조직도 아니고 고결한 성직자들의 조직은 아니지만, 사람이 사람을 때리면 안되고 폭력으로 사람을 길들여서는 안된다는 상식, 사람을 때리는 건 범죄라는 상식만은 확인해주었으면 한다.
진보든 뭐든 상식에 기반하지 않으면 공허하다. 전교조는 교육적 목적이건 아니건 체벌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캠페인을 하든 조합원 교육을 하든 교육현장에서 폭력을 추방하기 위한 분명한 의지를 보여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