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앞까지 종종 따라오며 같이 가자고 졸라대던 6살배기 아이가 급기야 울음을 터트린다. 짐을 싸들고 나가는 아빠의 모습에 불안감을 느끼고도 남았을 것이다. 정용태교사는 아이를 뒤로 하고 갈 길을 나섰다.
13일 오전 10시 정교사가 도착한 곳은 부천시교육청이다. 그 곳에는 유정희 전교조 경지기부장을 비롯해 부천지역 학부모, 교사, 시민단체 회원 40여명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부천시교육청이 치루려고 하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철회를 위해 모인 이들이다.
10시 기자회견 후, 바로 이어 전교조 부천중등지회 사무국장인 정용태 교사가 삭발을 했다. 삭발을 막 마친 정용태 교사는 아침 집을 나설 때, 자신을 붙잡았던 아들 얘기를 하며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전교조 부천중등지회 소속 교사들이 여름방학, 아스팔트를 녹이는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매일 피켓시위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교사이고 아빠이고 40을 갓넘은 정교사가 삭발까지 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부천지역 교사들은 학업성취도평가 등 수많은 평가에 내몰리는 교육을 막고자 하는 자신의 뜻을 교육청 앞 가로수 사이에 내걸었다. 사진 김상정 기자 |
부천시교육청 교육장은 지난 7월 2일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냈다. 8월 28일, 2학기 개학하자 마자 학업성취도 평가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상을 희망자로 명시해놨다.
그러나 부천지역 중학교 교사들은 "거의 모든 학교에서 희망자 조사도 하지 않고 모든 학생이 보게 된다"고 실상을 설명했다. 해당교육청은 공문을 통해 8월 28일 성취도 평가는 영재/우수아 선발을 위한 것으로 이후 영재/우수아 지도 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김미수 전교조 부천중등지회장은 "이미 교육청에서는 별도의 영재교육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목적이라면 그 것을 내실화시키면 될 것이다. 그런데도 소수의 영재와 우수아를 위해 모든 아이들을 성적 경쟁의 들러리로 세우겠다는 것은 사교육을 부추길뿐 아니라 비교육적인 처사"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해당교육청은 “학부모들이 요구했다”고 밝히며, “희망자에 한해서 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며 시험을 계속 치루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부천지역 학부모들과 교사들은 전국단위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사전 시험이라고 보고 있다.
경기지역은 부천을 포함해 김포, 하남광주에서 시교육청 주관으로 학업성취도평가를 보려하고 있다. 13일은 부천지역 교사들이 42일째 피켓시위를 하는 날이다. 사진 김상정 기자 |
해당학교 교사와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뒤늦게 희망자 조사를 해서 시행하는 3개 학교 외 부천지역 중학교 29개교는 모두 8월 28일 학업성취도평가를 모두 보게 된다. 올해 중학교 1학년 학생은 교과부 주관의 시험을 3월 입학하자마자 봤고 다시 또 2학기가 시작하자마자 시교육청 주관의 시험을 보게 된 것. 이날 전교조 부천중등지회는 삭발, 단식과 함께 투쟁 선포식을 갖고 시교육청이 주관하는 비교육적 학업성취도평가를 반드시 중단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교조 부천중등지회 교사들의 학업성취도평가 싸움은 공문이 학교로 내려온 다음날인 7월 3일부터 시작되었다. 삭발을 한 13일은 싸움을 시작한 지 42일째 되던 날이었다. 부천시교육청 교육장은 이날 전교조 부천중등지회의 면담요청에 병가를 이유로 불응했다. 그간 있었던 3차례의 협의에도 시험강행 의지에는 변화가 없어 부천지역 교사들은 피켓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와같은 시험은 경기지역에서 부천을 비롯해 김포, 하남광주지역에서 치뤄질 예정이다.
전교조 부천중등지회 사무국장 정용태 교사는 지난 13일 오전 10시 반경 부천시교육청앞에서 교육청 주관 학업성취도평가를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삭발을 했다. 사진 김상정 기자 |
김상정 기자 sjkim@ktu.or.kr


부천지역 교사들은 학업성취도평가 등 수많은 평가에 내몰리는 교육을 막고자 하는 자신의 뜻을 교육청 앞 가로수 사이에 내걸었다. 사진 김상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