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촛불정국에서 대통령이 두 번이나 대국민사과를 했던 현 정권의 공안탄압과 방송장악 음모, 얼빠진 인사들의 엠비어천가가 올림픽을 전후하여 낯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이미 스타일 구겨 더 망가질 것도 없으니 5공 군사정권 무색하게 마구 밀어붙이려는가. 교육부문에서도 입시기숙학원으로 전락할 것이 뻔한 기숙형공립고 82개가 지정되고, 전국적으로 일제고사 부활에 이어 서울은 국제중 광풍으로 초등생마저 입시경쟁교육에 신음하며 사교육비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7.30 선거에서 '전교조에 휘둘리면 교육이 무너집니다'라는 전교조 헐뜯기로 가까스로 당선된 공정택 서울교육감, 아니 강남(?)교육감의 행보는 점입가경이다. 공교육감은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선 뒤 청와대로 달려가 대통령과 교육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보수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데 대해 사과하고 어쨌든 이겼으니 자신도 노력을 많이 했다는 자화자찬과 함께 대통령의 '수고했다'는 격려가 있었음을 밝혔다. 공교육감 스스로 한나라당 후보임을 자백하는 것도 어의없지만 대통령이 칭찬했다며 언론에 자랑처럼 공표하는 그의 양식이 개탄스럽다.
공교육 파괴의 첨병 공정택
2년 전에도 국제중 설립을 추진하다 반대여론과 교과부의 불허 방침으로 취소한 바 있는 공교육감은 이날 국제중과 관련하여 대통령이 소신껏하라고 격려했다며 강행 의사를 밝혔다. 공교육감이 교과부의 설립인가 절차와 사전협의 과정을 무시하고 청와대를 배경으로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대통령과 코드가 같음을 내비치며 국제중의 좌초를 방지하려는 노회한 술수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중을 여론 수렴도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얼마 전 선거에서 표출된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처사가 아니다. 당선되었으니 자신을 찍어준 사람들의 이해와 요구만 반영한다면 교육의 공공성은 실종되고, 선거운동원이었던 학원업자와 소수 부유층만 대변하며 중학교 입시부활과 계층간 갈등 심화로 귀결될 것이다.
교과부는 공교육감의 들러리 역할에서 벗어나 국제중 설립 인가를 불허하고,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사교육비 폭등을 수반하지 않는수월성 교육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노조 사무실 제공은 사용자의 의무
전교조 서울지부가 2004년 당시 유인종 교육감과 맺은 단협에 대하여 공교육감은 지나치게 교사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교장과 교육청의 권한을 제한하는 독소조항이 많다고 주장한다. 현행 교원노조법의 제약으로 인해 4년간 실종되었던 단협을 거꾸로 되돌리며 일방 해지하려는 것은 공교육감의 전교조에 대한 선전포고이다. 이는 당선 직후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전교조를 너무 헐뜯어 머쓱했던지 전교조와 대화하겠다며 립서비스한 것과 배치되는 볼썽사나운 일이다.
수구언론과 한나라당 모 의원은 불법세력에게 시설물과 예산을 지원한다고 볼멘소리를 해대지만 노조사무실 제공은 사용자의 의무에 해당되는 보편적 상식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물론 수구세력의 나팔수인 조중동에서도 노조사무실이나 전임자 급여를 제공한 사례는 흔하다. 이런 유치한 발목잡기 행태는 군사정권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구 관변단체에 지원되는 예산과 시설물들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공교육감이 독소조항이라 예시한 주번교사 폐지, 휴일 근무교사 미배치, 방학중 근무교사 가급적 미배치 등은 교원의 근무조건에 관한 사항이며, 유인종 전 교육감과 교육청도 타당성을 인정한 항목들이다. 또, 출근부 폐지, 수업지도안 미제출 등도 형식적 장부 폐지와 잡무경감 차원의 포괄적 근무조건에 해당된다. 교육청이 관료적 타성에 젖은 교장 출신 일부 교육위원의 요구를 빌미로 단협을 해지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이다.
이제 전교조를 비롯하여 민주와 진보, 개혁을 소망하는 세력들은 맞닥뜨린 시련을 뚫고 새 희망을 찾아 지혜롭게 단결 속에 전진해야 한다. 지지세력들의 불안감을 자극하여 결집시키고 선거때 재미를 보는 수구기득권세력 앞에서 대안없는 관성적 반대와 분열을 지속하는 한 우리에게 의미있는 내일은 성큼 다가오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