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의 국제중 설립 밀어붙이기에 반대하는 교육시민단체들의 행보에 가속이 붙고 있다.
전교조(위원장 정진화), 참교육학부모회(회장 윤숙자) 등 28개 교육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15 공교육포기정책반대 연석회의(연석회의)는 지난 2일 민주당 안민석 의원,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과 함께 사학연금관리공단에서 ‘국제중 설립,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연석회의는 토론회에서 국제중 설립계획 논의 과정에서 드러난 교육철학 부재와 절차무시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 |
전교조 등 28개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4.15공교육포기정책반대 연석회의가 지난 2일 '국제중 설립,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유영민 기자 |
국제중 설립 절차도 무시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윤미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는 “외국어능력교육은 소수 인재를 집중 육성해야 할 사안이 아니라 일반학교에서 보편적으로 다루어야할 사안”이라며 국제중이 특성화 중학교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국제중이 글로벌한 교육과정을 적용한 수업을 통해 잠재성을 발휘할 수 있는 학생을 위한 학교인지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특수한 엘리트 학교인지 그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국제중은 입시경쟁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조기유학, 사교육 등으로 차별적 학습능력을 키운 특권계층의 욕구를 제도적으로 수렴하는 것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시교육청의 국제중 설립안이 가진 문제점을 발제하고 있는 이윤미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유영민 기자 |
송병춘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교육·청소년위원회 위원장은 “설립에 대한 연구는 물론 시민사회의 여론 수렴 과정도 거치지 않은 국제중에 대해 서울시교육감이 행정예고, 고시 등을 하게 된다면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 신청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초6병 부활하나
유인종 전 서울시교육감은 “국제중이 생기면 중학교 무시험 진학제도가 도입되면서 사라진 초6병도 함께 부활할 것”이라며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학교 단계에 진학하는 어린이들을 선발해 입학시키게 되면 사회적 계층이 조성되고 하급학교의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될 수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 교육까지 의무화된 나라에서는 이 같은 특성화 교육은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서울에서 국제중 설립이 시작되면 그 파장으로 전국적인 국제중 설립의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방대곤 서울 난우초 교사는 “학원가에서는 이미 ‘국제중 진학반’이 사교육의 새로운 고가 상품으로 등장했고, 조기유학은 국제중과 특목고 입학의 선결조건이 되어버렸다”면서 서울시 교육청이 국제중 설립 효과로 제시한 '조시 유학 감소'는 허울 뿐임을 강조했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국제중이 몰고 올 사교육 열풍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주장했다.
지역 학생들은 어디로?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제중 설립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영훈중과 대원중이 국제중으로 지정된다면 이 지역 학생들은 당장 배정받을 학교가 사라지는 셈이다.
아이가 영훈중에 다니고 있다는 토론회 사회자 김옥성 고교서열화반대-교육양극화해소 서울시민추진본부 상임대표는 “당장 내년부터 아이를 보낼 학교가 사라진 지역주민들의 술렁임이 적지 않다”면서 서울교육청의 졸속추진을 비판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영리법인 국제학교 설립 철회 투쟁중인 채칠성 전교조 제주지부장은 “국제중은 물론 제주지역의 영리법인 귀족국제학교도 절대 안 된다”면서 연대투쟁을 제안했다.
연석회의는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3일 오전에는 교과부 앞에서 ‘서울 국제중학교 설립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교과부가 서울교육청의 국제중 설립 계획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을 촉구했다.



전교조 등 28개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4.15공교육포기정책반대 연석회의가 지난 2일 '국제중 설립,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유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