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희망칼럼]최고 수준의 핀란드 교육,
창의적인 학교를 만드는 것

얼마 전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 Jukka Kuittinen이라는 핀란드 교장협의회 부회장을 만나 핀란드에서는 어떻게 장학 감사(inspection)를 폐지하고도 교육행정이 운영될 수 있으며, PISA 국제 비교 연구에서 학생들이 높은 학업 성취도를 보일 수 있게 되었는지 그 비결을 물었다. 핀란드에는 '상급 행정기관에 의한 지시와 감독'이라는 전통적인 교육행정 행위가 폐지된 지 오래기 때문이다.



그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학교와 교사, 학생들의 민주적인 협력과 창의성 및 자율성에 바탕을 둔 책임감을 믿고 맡기는 것'이었다. 비록 현실적으로 부족하고 일부 문제점을 가진 학교나 교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해낼 수 있으리라고 믿고 통제 시스템을 폐기했다는 것이다.



그대신 장학 감사를 대신하여 민주적인 소통과 협력을 촉진시킬 새로운 시스템으로 학교별로 시행하는 '자율 평가 계획(self evaluation plan)'이라는 제도가 도입되었다.



학교마다 교사들을 중심으로 하는 학교 구성원 모두가 3년에 한 번씩 자기 학교의 교육활동 전반에 대해 스스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교육당국(지방자치단체의 교육담당 부서)에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학교 자율 평가 계획에서 담겨야 할 중요한 내용은 △학교와 가정의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 △학부모와 학생과 교사들은 학교의 교육활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학생과 교사의 협력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학교의 교육과정 목표는 잘 달성되고 있는가? △우리 학교가 더욱 발전시켜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학교장의 리더십은 어떻게 행사되고 있는가? 등이다.



Espoo시의 경우, 학부모·학생·교사 설문은 교육과 컨설팅 전문가들이 연구 개발한 설문지를 교육당국이 학교로 보내어, 교사 설문은 전수 조사로, 학생 학부모 설문은 25% 정도 표집으로 조사 분석한다. 학교장의 리더십 평가는, 지방자치단체 연합회 산하 연구기관이 전문적으로 개발한 리더십 평가 문항에 교사들이 응답한 결과를 수합하여 외부 기관이 분석한 보고서가 나온다.



이렇게 하여 만들어진 '학교 자율 평가서'(15페이지 내외)를 교육 당국이 제출받아 문제점이 발견되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학교의 계획을 요구하고 이행에 필요한 예산을 더 배정해준다. 교사든 학교장이든 시스템이든 모든 문제를 구성원들의 협력을 통해 풀어내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핀란드 교육 정책의 핵심에는 교사들에 대한 신뢰와 격려가 있다. 정부와 교육 당국은 교사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교사들 개개인이 교육부 장관이나 교육청장보다 더 핀란드 교육에 대한 주체성과 사명감을 갖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창의적이고 성공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한 핀란드적 접근은 우리에게도 꼭 필요하고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 교육의 문제를 진정으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정부와 교원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여 합의할 수 있는 지점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모든 학교에서 학생-교사-학부모와 학교장이 민주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도록 해야 한다.



권력을 쥔 자들의 독선과 억지, 막무가내와 우격다짐이 아니라, 민주적인 소통과 합의와 협력만이 교육문제 해결의 열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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