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애초부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사는 월 소득 500만원이상의 부유층을 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국내 계층으로 생각한 것도 드러났다.
세계 5대 국제학교 그룹 “영리학교 법인 허용하라”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 사업계획 수립용역 2차 중간보고서’. 영리학교 법인 허용 등 정부가 입장을 바꾼 요인들이 담겨있다. |
해외 국제학교 그룹들은 이익 잉여금 본교 송금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입수해 7일 공개한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 사업계획 수립용역 2차 중간보고서’에서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지난 4월 최종 완성했다.
보고서 62쪽을 보면 미국, 캐나다 등 주요 영미권 국가의 320개 명문 보딩스쿨과 8개 나라에서 국제학교를 운영 중인 국제학교 전문 그룹인 미국의 국제교육시스템International Education Systems) 등 세계 5대 국제학교 그룹에게 ‘선결 과제와 요구(Needs)를 조사했더니 △영리 학교 법인이 교육 기관 설립 허용 △이익 잉여금 본교로 송금 가능 △내국인 학생 입학 비율 상향 조정 등을 꼽았다.
특히 국제학교 그룹에서 적극적으로 이 세 가지를 해결해 달라고 했다. 그래야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들어오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제주에서 ‘영리학교’ 운영을 요구한 것이다.
보고서를 이를 바탕으로 “잠재 공급자 확대를 위해서 국내 학교 법인 및 영리법인까지 (학교)설립 허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적 제약이 반드시 선결돼야 하고 외국교육기관 관련 제주특별자치도법 등 추가적인 법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 학교에 입학하는 내국인을 어떤 계층으로 상정했는지도 엿볼 수 있다. 보스톤 컨설팅 그룹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수요조사 결과에서다.
수요조사 결과를 보면 설문 대상자 690명 가운데 445명에 해당하는 64.5%가 월소득 500만원 이상이었다. 이 가운데는 800만원 이상도 23.5%나 됐다.
제주영어교육도시 수요조사 대상자 64.5%가 월소득 500만원 이상
월소득 500만원 이상의 부유층 의견은 제주영어교육도시 초중고 정규학교 교육 계획을 바꾸는 결정적인 구실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
또 대상자가 사는 지역도 서울에 사는 사람이 29.9%였으며 경기와 인천 수도권이 43.0%였다. 반면 제주도에 사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부유층을 상대로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수요를 정한 것이다.
이들의 수요는 1년짜리 영어특성화학교 보다는 국내 상급학교 진학 이나 해외 유학, 국내 또는 해외 진학 동시 모색 등 연계성을 보장된 국제계열 학교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690명 가운데 75%가량이 이렇게 답했다.
‘해외 명문 사립학교’와 ‘국내 부유층’의 요구는 지난 6월 나온 ‘제주영어교육도시 기본방안 개선안’에 그대로 담겼다.
영리 학교 법인이 학교를 세울 수 있게 했고 이익 잉여금(과실 송금)을 본교로 보낼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당초 1년짜리 단기과정인 영어특성화학교 11곳과 국제학교 1곳이었던 학교 설립 계획을 국내․외 교과과정인 정규과정인 국제학교 12곳으로 바꿨다. 상급학교 진학이 가능하도록 국내 학력도 인정했다.
지난해 9월 처음 발표된 ‘제주 영어교육도시 조성 기본방안’에는 없던 내용이었다.
용역보고서 → 개선안 → 제주특별자치도법 개정안
개선안 내용은 지난 7월 입법 예고한 ‘제주특별자치도 추진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에 그대로 담겼다.
이명박 정부는 개선안 내용이 “(2007년 11월부터 2008년 4월까지 진행된) 1단계 용역결과를 토대로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용역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권영길 의원은 “제주영리학교는 귀족학교를 만들기 위한 사립학교와 외국 교육기관의 민원해결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부자를 위해 구상됐고 그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한 귀족학교 단지가 추진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 사업계획 수립용역 2차 중간보고서’. 영리학교 법인 허용 등 정부가 입장을 바꾼 요인들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