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올해 10월부터 이영훈 서울대 교수와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 등 ‘친일극우’성 강경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들의 강연이 서울시교육청 예산으로 일선 고교에서 진행될 예정이어서 반발이 일고 있다.
이 교수는 2004년 MBC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일본군 위안부는 상업적 목적에 따라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는가 하면, 조 전 편집장도 최근 “촛불집회 참가자는 정신이상자들”이라고 맹비난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강사는 조갑제, 이영훈, 송복, 복거일, 박효종…
11일 서울시교육청과 학교운영위원총연합회(학운협) 말을 종합하면 송인정 학운협 회장은 지난 3일 이영훈, 조갑제 씨를 비롯하여 박효종 서울대 교수,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김진성 서울시의회 의원, 복거일 소설가 등 30여 명의 뉴라이트계 학자와 보수 인사 등을 강사로 초빙해 일선 고교에서 현대사 특강을 실시하는 내용의 사업제안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안을 받은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의회의 권고에 따라 추경예산 3억5000만원을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 명목으로 이 지역 300여 개 고교에 내려 보내기로 10일 결정했다.
서울시교육청 “학운협이 추경예산 맞춰 제안서 낸 것”
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별로 100만원씩 받게 되는 돈은 명사 등을 초빙하여 가치관, 국가관 등에 대한 특강을 실시하도록 하라는 것”이라면서 “학운협이 이 예산 편성에 맞춰 제안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는 없으나 학운협의 특강 프로그램을 학교에 안내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사실상 일선 고교에 학운협의 특강을 강요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송인정 학운협 회장은 “우리는 그 동안 교육을 이념적인 정치선전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것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 왔다”면서 “건국 60주년을 맞아 ‘명사초청 특강’을 실시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해 긍지를 갖게 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회장은 ‘연사로 참여하는 이들 또한 특정 이념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 ”30명을 추천받았지만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면서 ”오는 20일 명사 초청간담회를 연 뒤 연사들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 회장이 학운협 내부에서도 ‘예산 운용’ 문제로 대표성 논란에 휘말린 상태여서 특강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 지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서울학운협도 없는 전국학운협, 내부에서도 비판
한 학운협 고위 인사는 “탄핵 위기에 몰린 송 회장의 거취 문제는 9월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이사회 결정도 없이 현 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사들을 동원해 사업을 하는 것은 이전 이사회 결정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 한국교총과 함께 지난 해 ‘이명박 친위대’ 지적을 받은 좋은교육바른정책포럼을 발족시킨 학운협은 올해 5월 ‘방과후학교 강사 인증제’ 명목으로 돈벌이 사업을 벌이다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기관 경고’를 받는 등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한 시도 학운협 회장도 “조갑제 씨와 같은 분들을 강사로 쓰는 것은 학운협의 설립 취지에도 맞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서울지역 학운협은 구성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학부모단체가 추석 뒤 본격 반대운동에 뛰어들 예정이라고 밝혀 파문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단체, 추석 뒤 본격 반발 채비
윤숙자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현대사 교과서 간섭을 주도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이번엔 돈벌이 사업으로 문제가 된 친 정권 단체를 앞세워 편향된 교육을 획책하고 있다”면서 “우리 아이들의 올바른 역사관을 위해 학부모들이 나서 반대운동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