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에 내 고향 마산에 갔다왔다. 대학때부터 대도시인 부산에서 생활을 한 지 벌써 23년이 다 되어가지만 명절 때와 아버지 제사 때는 어김없이 마산에 간다.
3일밖에 안되는 짧은 연휴이지만 차가 막히는 시간을 피해 밤 11시에 부산에서 출발하였다. 지금껏 인터체인지를 통해 빨리 집에 도착했지만 이번에는 비록 늦은 시간이지만 마산이 얼마나 변했나를 보기 위해 도심을 가로질러 가는데, 시내인데도 가로등이 많이 켜 있지 않아 10미터 앞도 잘 보이지 않았다. 어둠의 도시였다. 하루 남은 추석 대목을 느끼기보다는 그야말로 정체된 아니 죽은 회색빛 도시를 보았다.
고작 밝게 네온싸인을 발하는 곳은 내 조카들이 태어난 산부인과가 아니라 큰 병원 그리고 영안실과 응급실의 초록불빛 밖에 안보였다.
다음날 한번 더 마산을 돌아보면서 "전기를 아끼기 위해 도시의 가로등을 적게 켰다"고 적힌 현수막을 보면서 서글픔이 몰려왔다. 내가 중, 고등학교 때만 해도 전국 8대 도시 안에 들고 경남에서 제일 컸던 마산이 어느새 노령화되었다는 것을 눈으로 아니 마음으로 확인했던 것이다.
추석 때 만난 일가친척들이 이젠 마산은 비전이 없으니 창원, 부산, 서울로 가야하겠다는 말에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오늘 아침에 신문을 읽으니 올해 서울대 입학생의 고등학교별 인원수가 나왔다. 마산의 모교에서도 4명이나 있어 든든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마냥 내 모교가 마산의 명문고등학교라고 자부하기에는 뭔가 부족했다. 내 후배 4명을 비롯한 전국의 많은 학생들이 서울대, 그리고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을 하지만 진정 그들은 이제부터 마산사람들일까. 자신의 탯줄이 있는 고향에 대해 얼마나 생각을 할까. 내자신도 대학을 부산으로 온 후 일년에 고작 추석, 설, 제사등 3번 총 10일도 고향에 있지 않고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고향을 그저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는 장소로 치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서울대로 간 지방의 똑똑한 학생들이 결국은 지방보다는 서울생활에 정착을 하여 주민등록번호만 즉 무뉘만 지방출신이지만 지방보다는 서울을 위해서 일을 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서울로 공부하러 간 지방의 똑똑한 학생들이 결국 서울에 정착하여 지방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씁쓸하다.
특히 정치인들의 경우 선거 때면 자신은 물론 처가, 외가 등을 통틀어 지역에 끈을 가지고 있다고 침소봉대하고 있지만 실제 그들이 지역발전에 이바지하기보다는 우리나라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서울을 위해 일하고 고향의, 지방의 살림살이가 얼마나 피폐해지는 지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한 것을 수없이 많이 보아왔다.
비록 몸은 대도시에 갔더라도 지방출신 인재들이 지역을 위해 고민하고 일할 때, 우리나라가 더욱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별 서울대합격자 수보다, 우리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적성에 맞춰 대학에 입학하여 각자의 위치에서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