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부적격 교사' 왜 안 걸러지나 뜯어보니

교육청, 사학법인 '제 식구 감싸기' 급급

충북 괴산의 이 아무개 교장. 지난해 7월 충주 한 중학교에서 여교사를 성추행해 교육청으로부터 '정직1개월'을 받았다. 그리고 그 뒤, 충북학생회관 운영과장으로 있다가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다시 '교장'으로 복귀했다. 충북교육청은 "행정절차상으로 문제가 없다"고만 한다.
 
그러나 지난 5일 법원은 피해자에게 도교육감과 함께 700만원을 손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죄를 인정한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성추행이나 성희롱 등 성폭력을 저지른 교원은 교단에 설 자격이 없는 이른바 '부적격 교원'에 속한다. 이와 함께 △금품수수나 횡령 △성적조작 △지나친 학생 체벌 등을 저지른 교원 역시 일반적으로 부적격 교원으로 취급한다.
 
학부모와 국민들은 이런 교원이 당연히 아이들과 만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꾸준히 요구해 왔다. 법에도 이런 요구를 충분히 마련해 놨다.
 
지난 3월 개정된 교육공무원법 제10조의3과 사립학교법 제54조의3의 제2항, 3항에 부적격 교원에 해당이 돼서 파면이나 해임된 교원은 다시는 교원이 될 수 없도록 했다. 사실상 '퇴출' 제도인 셈이다.
 
문제는 이런 교원이 '파면'이 되거나 '해임'이 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청이 경고나 견책으로 대부분 '부적격' 비위 행위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교장 등 고위 교원이면 그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서울만 해도 '선생님 섬기기 운동'이라며 학생들에게 배지를 팔아 수익금을 남기고 학교발전기금 1300만원으로 자신이 지은 책을 산 ㄱ학교 교장, 6600만원의 불법찬조금을 모금한 ㅇ고 등 4개 학교 교장 등에 대해 모두 '경고'만 했다.
 
정치적으로 판단해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지난 6월 ㄱ고 이 아무개 교사가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심하게 체벌해 사회적인 문제가 됐지만 교육청 차원에서 징계조차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보수 언론은 당시 전교조 조합원이었던 그 교사가 바른 소리를 한 것처럼 보도했다. 전교조가 이 교사를 제명한 주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학생에 대한 가혹한 체벌이었다는 사실도 눈을 감았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이러한 교원들에게 내린 징계현황을 보면 정직, 해임, 파면 등 중징계를 내린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사립학교로 눈을 돌려보면 이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광주 ㅎ법인은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상태였던 이 아무개 교장을 지난 1일 자신들이 운영하는 ㄷ여고 교장에 재임용했다. 이 교장은 지난 12일 업무상 횡령이 인정되어 광주지방법원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3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도 광주교육청은 이러한 사실도 모른 채 25일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를 않고 있다.
 
최종돌 전교조 충북지부 사무처장은 "부적격 교원이 걸러지지 않는 것은 어떤 평가나 제도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교육청과 사학법인의 '제 식구 감싸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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