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쥐꼬리’ 재단전입금으로 자사고 운영?

교과부 정책토론회, 5% 부담할 사학도 48개교뿐

우리나라 사학법인 가운데 기존 자립형사립고(자립고) 6개교의 학교예산 대비 재단전입금 평균 비율인 34%를 유지하면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운영할 수 있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립고를 운영하는 재단이 학교에 부담하는 돈의 1/7 수준인 5%이상의 재단전입금을 부담할 수 있는 사학도 전국 610개교 가운데 48개교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자립고 수준 재단전입금 낼 자사고 추진 사학은 ‘0’곳

이에 따라 교과부가 학교에 자율성을 주는 대신 수업료가 비싼 기존의 자립고와 유사한 자사고 100개를 2012년까지 세우는 것을 목표로 삼아왔지만 현실 가능성이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사고 추진방향 및 과제’란 제목의 정책연구를 1일 오후 2시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공개했다.
10월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관악홀에서 한국교육학회 주관의 '자율형 사립고의 추진 방안 및 과제'란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유영민 기자

이날 정책연구 발제를 맡은 김흥주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 “재단 전입금 3%를 기준으로 할 때 충북은 대상 학교가 하나도 없으며, 대전은 1개교, 광주, 전남, 경남, 제주는 각각 2개교만이 대상 학교로 나타나 자사고 설립의 지역별 격차가 매우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사학들은 학생 선발과 교육과정 운영, 그리고 수업료 책정 등에서 자율성을 누릴 수 있는 자사고 설립에 찬성해왔지만, 수업료 상한 선 폐지와 정부 지원이 없는 한 참여를 유보하겠다는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현재 사립고교는 30학급 기준으로 정부로부터 한 해 25억원의 재정결함보조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부 지원금 없이 학생납입금과 재단전입금으로 학교를 운영하도록 계획된 자사고는 이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자사고 설립을 강행하기 위해 재단전입금 상한 기준을 기존 자립고 평균의 1/10 수준인 3%에서 15%(등록금 수입 기준)까지 낮춰주거나 아예 시도교육청 자율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전입금 낮추면 6000만원 초귀족학교 탄생”

실제로 이날 공개된 정책연구보고서에서도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4개 모형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날 토론자로 나선 이용관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은 “재단전입금을 내려준다는 것은 지금은 일반고의 3배 이상을 받을 수 없도록 묶어놓은 등록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방치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자사고가 강행된다면 머지않아 미국처럼 한해 6000만원을 받는 초귀족학교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교과부 관계자는 “자사고를 추진하기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12월까지 마련한 뒤, 같은 달에 공청회를 열어 내용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자사고 개교 시기는 2010학년도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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