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위원회(의장 임갑섭, 시교위)의 안건 심의 보류 결정으로 백지화 된 2009년 3월 국제중 개교를 서울시교육청이 무리하게 추진하고 나서자 교육시민단체들의 반대 여론이 거세다.
시교위는 지난 15일 임시회를 열고 특성화중학교 지정 동의안(국제중 설립 동의안) 보류를 선포했다.
국제중 설립 동의안 처리를 위해 꾸려진 시교위 동의심사소위원회(동의심사소위) 한학수 위원장은 "국제중 동의안에 대한 교육위원들의 논의 결과, 필요성은 인정하나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 동의하고 이를 보류하는 것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동의심사소위는 같은 날 영훈재단 김하주 이사장과 대원재단 이원희 이사장을 참고인으로 채택해 4시간여 동안 질의응답을 진행하면서 사회적 배려 대상자 특별전형에 필요한 재원 충당 방안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점과 두 개 학교의 국제중 전환 이후 학생 수용 계획이 미비한 점을 질타했다.
이같은 결정은 지난 8월 서울시교육청이 국제중 설립 강행 의사를 밝힌 이후 교육시민단체들이 꾸준히 제기해 왔던 귀족 학교 논란과 사교육비 폭등 우려, 졸속 추진에 대한 비판 등을 일정 부분 수용한 결과로 보인다.
회의를 지켜보던 서울시교육청 고위 관계자들도 향후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교위의 입장을 존중하고 교육청의 공식 입장은 정리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의 입장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뒤집혔다. 다음날인 16일 김경회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중 내년 3월 개교 추진 의지를 밝혔다.
시교위는 15일 동의심사소위가 끝난 뒤 "올해 안에 안건 재상정은 없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어 서울시교육청의 이같은 의지가 수용될 지는 미지수다. 서울시교육청의 발표를 접한 한학수 동의심사소위 위원장은 "국제중 수용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성격의 것도 아닌데 또 안건을 올려달라고 말하는 것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면서 "동료 교육위원들과 상의는 해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재심의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국제중 설립 동의안이 부결된 것이 아니라 보류된 것이므로 이번 교육위원회의 임기가 만료되는 2010년 8월까지 재상정과 재논의가 가능하다.
이같은 결정이 알려지자 교육시민단체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지부장 박범이)는 규탄 성명을 내고 "서울교육청은 시교위의 국제중 설립 보류 결정을 무시하고 국민의 뜻을 배반하는 반민주적 횡포를 부리고 있다"면서 "공정택 교육감이 서울시민의 70%가 반대하는 국제중 설립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일부 계층과 학원업계와 맺은 계약 때문이라고 밝히는 것이 솔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도 "중학교 입시 부활, 사교육비 폭등, 초등학교 교육과정 파행 등 문제점이 백일하에 드러난 국제중 도입 정책을 추진하는데 들이는 열정의 절반이라도 공교육 살리기에 쏟으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