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들은 해고된 걸 업체에서 낸 구인광고를 보고 알았다고 하더군요. 언론에서나 나올 일이 내 주위에서 일어나니까 믿기지 않았어요. 여성리더를 키우겠다는 학교가 여성노동권을 짓밟는 거잖아요. 이 학교에 다니는 것이 창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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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머니들 곁을 지켰다. 수시로 집회하고 9000명 학생 가운데 6500명의 서명을 받으면서 14일간을 같이 먹고 자고 했다. 그리고 끝내 어머니들에게 일자리를 돌려드렸다. "작년에 어머니들이 노동조합을 만들 때부터 언니들이 계속 같이 해 왔다고 해요. 학교라는 특수한 상황도 있겠지만 이러한 신뢰와 믿음이 단단하게 작용한 것 같아요"라며 현지현 학생은 나름의 분석을 내놓는다.
다시 대학에 도전하며 그림만 그리던 1년 전만 해도 자신이 이런 활동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학원에 다니느라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질 겨를이 없었다.
학교에 들어온 뒤 지난 2월 새내기 새로배움터에 참가하고서 다른 고민이 생겼다. 한국 사회 여성의 현실, 비정규직, 양극화 등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그런 것을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내가 대학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380만원이나 하는 '비싼' 등록금도 고민을 더욱 깊게 했다. 현지현 학생은 "다른 학교보다 등록금이 100만원 정도 비싼데 교육환경이나 장학금이 많은 것 같지는 않아요. 어디다 쓰는지"하고 인상을 찌푸렸다.
14일간의 '소중한 경험'은 "내가 도움이 될까"라는 막연한 의구심을 "내가 힘이 되는구나"하는 자신감으로 바꿔 놨다. 자신감은 학교 밖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더 많은 시선을 두게 했다. 그리고 연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래에 맞춘 몸짓'을 중심으로 행동한다.
"오늘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분들의 마지막 문화제예요. 오늘도 가서 함께 하려구요."
현지현 학생을 만난 날은 13일로 이랜드일반노동조합이 홈플러스테스코와 노사화합 조인식을 연 다음 날이었다.
"대학생활에서 취업 준비, 영어, 과외 등을 안 하면 바보라는데 내가 바보다"라고 말하는 현지현 학생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끊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잘 모르겠지만 사회가 학생들을 자기 것만 관심 갖도록 만드는 거 같아요. 예전보다 엄청 열심히 하는데 취직도 잘 안 되고. 그렇게 만드는 게 신자유주의 때문이라고 하구요. 거기에 제 삶도 영향을 받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요. 노동자분들도 그렇고. 함께 해야 할 것 같아요."
현지현 학생이 거의 생활하다시피 하는 학생자치기구인 몸짓패 'MayDay(메이데이)' 이름에서도 이러한 생각을 볼 수 있다. 메이데이는 5월1일 노동절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