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희망이사람]예순다섯명의 어머니

노동자-학생 연대 일군 현지현 성신여대 학생

2학기 개강을 했다. 1학기 동안 학교를 청소해 주던 65명의 '어머니'들을 볼 수 없었다. 학교가 청소용역업체를 새로 선정하면서 기존 업체 소속 청소용역노동자를 해고했기 때문이다.

 

"어머니들은 해고된 걸 업체에서 낸 구인광고를 보고 알았다고 하더군요. 언론에서나 나올 일이 내 주위에서 일어나니까 믿기지 않았어요. 여성리더를 키우겠다는 학교가 여성노동권을 짓밟는 거잖아요. 이 학교에 다니는 것이 창피했어요."





 

그렇게 어머니들 곁을 지켰다. 수시로 집회하고 9000명 학생 가운데 6500명의 서명을 받으면서 14일간을 같이 먹고 자고 했다. 그리고 끝내 어머니들에게 일자리를 돌려드렸다. "작년에 어머니들이 노동조합을 만들 때부터 언니들이 계속 같이 해 왔다고 해요. 학교라는 특수한 상황도 있겠지만 이러한 신뢰와 믿음이 단단하게 작용한 것 같아요"라며 현지현 학생은 나름의 분석을 내놓는다.

 

다시 대학에 도전하며 그림만 그리던 1년 전만 해도 자신이 이런 활동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학원에 다니느라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질 겨를이 없었다.

 

학교에 들어온 뒤 지난 2월 새내기 새로배움터에 참가하고서 다른 고민이 생겼다. 한국 사회 여성의 현실, 비정규직, 양극화 등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그런 것을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내가 대학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380만원이나 하는 '비싼' 등록금도 고민을 더욱 깊게 했다. 현지현 학생은 "다른 학교보다 등록금이 100만원 정도 비싼데 교육환경이나 장학금이 많은 것 같지는 않아요. 어디다 쓰는지"하고 인상을 찌푸렸다.

 

14일간의 '소중한 경험'은 "내가 도움이 될까"라는 막연한 의구심을 "내가 힘이 되는구나"하는 자신감으로 바꿔 놨다. 자신감은 학교 밖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더 많은 시선을 두게 했다. 그리고 연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래에 맞춘 몸짓'을 중심으로 행동한다.

 

"오늘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분들의 마지막 문화제예요. 오늘도 가서 함께 하려구요."

 

현지현 학생을 만난 날은 13일로 이랜드일반노동조합이 홈플러스테스코와 노사화합 조인식을 연 다음 날이었다.

 

"대학생활에서 취업 준비, 영어, 과외 등을 안 하면 바보라는데 내가 바보다"라고 말하는 현지현 학생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끊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잘 모르겠지만 사회가 학생들을 자기 것만 관심 갖도록 만드는 거 같아요. 예전보다 엄청 열심히 하는데 취직도 잘 안 되고. 그렇게 만드는 게 신자유주의 때문이라고 하구요. 거기에 제 삶도 영향을 받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요. 노동자분들도 그렇고. 함께 해야 할 것 같아요."

 

현지현 학생이 거의 생활하다시피 하는 학생자치기구인 몸짓패 'MayDay(메이데이)' 이름에서도 이러한 생각을 볼 수 있다. 메이데이는 5월1일 노동절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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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청소용역 , 성신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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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지현

    마치닼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