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실물경제 지표에서 드러난 경제위기가 극에 달해 마이너스 성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건국 이래 최대 위기라는 현 시국에도 아랑곳없이 현 정권은 시대착오적인 이념공세에 몰입하며 국민분열을 주도하고 있다. 청와대와 교과부, 교육청이 주도하는 교과서 강제 수정과 고교생 역사특강, 전교조 단협 해지에 이어 뉴라이트의 전교조 명단 공개 쇼를 보는 학교 현장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정권 창출의 목표가 우편향 교육, 전교조 말살이었는지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이 판국에 교과부는 '건국 60년 사업'의 일환으로 '기적의 역사'라는 영상물과 책자를 제작하여 전국 1만여 초·중·고교에 배포하고, 교과시간과 재량활동 등에 적극 활용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런데 이 자료는 경제 발전과 독재정권의 치적을 강조하며 지나치게 편향된 시각을 드러냈다. 교과부는 4·19를 민주혁명으로 인정한 헌법을 부정하며 '데모'라고 폄하하고, 50~70년대 부분은 이승만·박정희의 독재에 대해선 언급 없이 박정희를 '산업화의 지도자'로 극찬하고 있다.
80~90년대를 다룬 부분에선 광주항쟁과 6월항쟁은 빠졌다. 대신에 전두환은 12·12 및 5·18과 비리로 유죄를 선고받았음에도, 경제를 성장시키고 부패를 바로 잡은 사람으로 묘사되었다. 2000년대 자료에는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6·15 남북정상회담'이 누락되었다. 반면에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을 언급한 '청계천의 어제와 오늘'은 비중있게 담았다. 이 영상에선 "청계천이 도심의 오아시스로 탈바꿈하고, 잿빛 도심을 푸른색으로 바꿔놨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쯤되면 교과부는 신판 '용비어천가'의 연출자이며 정권의 홍위병 사령탑임을 여과없이 보여준 것이다. 현행 근현대교과서가 좌편향이라며 뉴라이트에 편승하여 교과서 강제 수정에 나선 교과부가 이젠 직접 편향된 자료를 제작해 일선 학교에서 우편향 역사교육을 주도하는 모습은 꼴불견이다.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정권이 주도하는 얼빠진 역사왜곡과 한가한 이념놀음으로 국민의 좌절과 시름이 깊어만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