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일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고 있는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딜레마’에 빠진 듯하다. 하는 일마다 자신의 과거 행적 때문에 상황이 꼬여가는 ‘머피의 법칙’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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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7일 공정택 당시 서울시교육감 후보 사무실 개소식 모습. |
[딜레마1] 하나금융지주 돈 받은 뒤, 하나자사고 추진
지난 11일 서울시교육청이 내놓은 2010년 3월 개교목표인 하나 자사고 설립계획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직원 자녀를 특혜 선발해 변형된 ‘기부금입학제’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이 논란의 중심에는 공 교육감이 서 있다.
그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이 학교 설립 관계자인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과 하나은행 김정태 행장으로부터 수백만 원의 돈을 받아 챙긴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현재 대가성이 있는 뇌물이냐 여부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딜레마2] 학원장 돈 받은 뒤 국제중 설립
사교육 조장 지적을 받고 있는 대원과 영훈 국제중 설립 결정도 사정이 비슷하다. 국제중 대비반을 운영하고 있는 재벌 학원업체의 분원장인 최 아무개 씨는 선거 기간 공정택 후보팀의 선거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최씨는 당시 언론 보도 뒤 중도 사퇴했지만 선거 뒤 5억원의 돈을 공 후보에게 빌려준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학원세력과 공 교육감 사이의 유착 의혹은 국제중 설립 반대 여론으로 옮겨 붙어 공 교육감의 발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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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나온 공정택 후보 선거공보. |
[딜레마3] 자기가 ‘학습권’ 침해한 뒤, ‘학습권 침해’ 중징계
일제고사 대체학습 안내 담임 편지를 보낸 교사에 대한 파면과 해임 의결을 사실상 주도한 일에 대해서도 공 교육감이 눈총을 받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0일 중징계 이유를 설명하는 보도자료에서 “이들 교사들은 학생들을 집단으로 무단결석하게 하는 등 학습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습권’ 침해란 내용 또한 공 교육감을 향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공 교육감은 지난 해 11월 평일 수업을 받아야 할 초중고생 83명을 빼돌려 자신과 함께 사진을 찍어 말썽이 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때 촬영한 사진 가운데 하나를 자체 기관지인 월간<서울교육> 3월호에도 실었다가 공보담당관실 직원 3명이 지난 4월 서울시선관위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이 사진을 교육감 선거 공보에도 실은 사실이 다시 드러났다. 선관위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지만 교육감이란 직함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학습권 침해란 지적이 잇따랐다.
[딜레마4] 자율화 내세우더니 교과서 강제 교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4월 24일 학교자율화추진계획을 내놨다. 시대에 맞게 학교에 자율화 권한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을 내놓은 지 7개월여 만인 지난 11월 10일 공 교육감은 서울지역 고교 교장들을 모아놓고 사실상 ‘역사교과서 교체’를 지시했다. 학교자율화란 과거 발표와 달리 법으로 보장된 학교자율권한인 교과서 선택권까지 빼앗은 것이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은 뉴라이트 계열 강사 등을 뽑은 뒤 이 지역 고교로 하여금 강제 강의를 하도록 지시했다. 최근 입길에 오르내리는 현대사특강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7월 7일 공정택 당시 서울시교육감 후보 사무실 개소식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