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정부에서는 전집형 진단평가(전국 일제식 평가)까지 반대하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회장 이원희)가 최근 징계받은 교사들을 겨냥해 '평가를 거부한 행위'로 규정한 뒤 '자업자득'이라고 비난하는 성명서를 22일 냈다.
이 같은 주장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최근 파면 해임을 당한 교사들이 '일제고사 대체학습 안내 편지'를 보낸 점에 비춰보면 사실과 다를 뿐더러, 교원단체가 동료 교원에 대한 중징계를 두둔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교총은 이날 성명에서 "한국교총이 수차례 지적하였듯이 학업성취도 평가는 교육과정의 필수 활동이자 핵심 요소"라면서 "특정단체나 교사가 자신들의 교육적 가치관이나 판단에 맞지 않다고 해서 집단적, 물리적 행위가 용인된다면 학교질서의 문란으로 이어져 결국 학생, 학부모가 피해자가 되는 현상은 불을 보듯 뻔 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단체는 "학업성취도 평가 거부로 징계받은 교사들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한국교총의 자제 촉구를 무시한 결과라는 점에서 자업자득적 요소가 강하다"면서 "교육행정당국도 이 같은 불법행위에 대해 엄중한 법집행을 통해 우리의 교육이 소수의 반대론자들의 것이 아닌 국가 전체의 소중한 가치임을 일깨워 주길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교총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2년에는 초등학교 3학년 기초학력진단평가에 대해서는 '전국 단위 일제 평가'라면서 반대 성명을 낸 바 있다. 이에 따라 '역사교과서 강제 수정 행위'에 대해서도 최근 찬성 의견을 낸 이 단체가 이명박 정부 들어 기존 태도를 바꿔 친정권 행보를 벌이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단체는 2002년 9월 25일치 성명에서 "기초학력 진단평가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전집평가보다는 표본평가를 해야 한다"면서 "부진아 평가는 교사와 학교의 재량사항으로 국가가 획일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원하는 학교와 시도만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날 한시에 전국 학생들이 같은 문제지로 시험을 보는 일제고사에 대한 반대 의견을 분명히 한 것이다.
96년 이후 이 때까지 전국 단위 초등학교 일제고사는 실시되지 않았으며, 2002년 당시 이상주 교육부총리가 '진단평가'란 이름의 일제고사를 부활하려고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같은 태도변화 배경에 대해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2002년에는 상황도 달랐고 집행부도 달랐기 때문에 성명서의 내용이 다를 수는 있다"면서도 "그 당시 성명서를 확인한 뒤에 답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중징계 교사들을 향해 자업자득이란 표현'을 쓴 점에 대해서는 "한국교총이 시험 거부 행위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했는데도 거부행위를 한 것에 대한 유감표명이지 해당 교사들을 비판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교총은 지난 해 대선 전후 직간접으로 이명박 후보 지지 행보에 나섬에 따라 언론으로 부터 '대표적인 이명박 후보 지지 단체'로 지목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