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징계교사 학급 아이들 성적 처리 어떻게 하나?

수업 한 번 못한 임시 담임들 학생 서술식 성적 작성 거의 불가능

일제고사 대체학습 참여 여부를 물은 7명의 교사에 대해 '학생의 학습권 침해'란 명목을 내세워 파면·해임한 서울시교육청이 해당 교사 학생들의 학습권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6일 오후 7명의 교사에 대한 ‘징계 의결서’를 전달한 뒤 17일부터는 이들의 등교를 막았다. 이 같은 교육청의 조치로 해당 학급 아이들은 1년 동안의 학습 활동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없게 됐다. 학교에서 7명 교사의 성적표 작성조차 막고 나섰기 때문이다.

학교 교감이 학급 담임을 임시로 맡고 있는 서울 청운초 김윤주 교사는 최근 교감에게 ‘아이들과 관련된 자료를 넘겨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지필고사 결과 등 계량화해 보관했던 자료들은 학교 측에 넘겼지만 주된 평가가 서술형으로 이루어지는 초등학교의 특성을 고려할 때 그는 “임시 담임이 어떤 성적표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학교 교감과 아이들이 1주일 남짓한 시간 동안을 만났을 뿐이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징계위원회가 열리던 그날부터 지금까지 이해할 수 있었던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면서 “선생님을 만나고 싶다고 더 큰 목소리로 말한 아이에 대해 ‘반항을 한다’는 평가를 해주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거원초등학교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박수영 교사는 “제 대신 우리 반을 맡은 선생님이 성적 관련 자료를 달라고 하셨다”면서 “아이들 성적 처리는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제 생각이 받아들여 질 것 같지 않아 대부분의 내용을 작성해서 드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수영 교사는 학부모들의 지지 속에 해임을 통보받은 17일부터 방학식이 있었던 24일까지 모든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했다. 박 교사 뒤를 이어 학급 담임을 맡은 교사는 사실상 아이들과 수업조차 해보지 않은 셈이다.

구산초 정상용 교사는 학부모들이 걱정 어린 목소리로 “우리 아이들 성적표는 받을 수 있는 것이냐”고 물어올 때마다 “책임지고 작성 하겠다고 답해드린다”고 말했다.

정 교사는 “아이들 성적처리와 관련한 어떠한 내용도 학교에서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교육당국은 파면 통보를 할 때부터 아이들과 작별의 시간도 주지 않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배려의 대상이 되어야 할 아이들을 배제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박진보 전교조 서울지부 초등위원장은 “만난 지 1주일도 안 된 임시 담임이 어떤 서술형 평가를 해줄 수 있겠느냐”면서 “학습권 운운하던 서울시교육청이 아이들의 학습권을 빼앗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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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 학습권 ,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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