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강원교육청, 4배 많은 ‘징계 중단’ 목소리는 외면

한 쪽 귀만 열고 파면, 해임 … 학생, 학부모 “벌주지 말라” 호소

지난 19일 일제고사와 관련해 3명의 교사를 파면하고 1명의 교사를 해임한 강원도교육청이 발표한 보도자료 마지막 부분에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다.

“… 2008년 11월27일 동해시 소재 학부모 1559명이 연명으로 강원도교육감에게 평가거부 교사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해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바 있다.”

학부모의 요구도 있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중징계를 요구했다는 얘기다. 아마도 ‘파면’과 ‘해임’이라는 교사를 교단을 내쫓는 결정에 나름대로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면당한 교사의 제자가 쓴 탄원서. 담임선생님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그러나 4배가 많은 징계에 반대하는 목소리에는 귀를 닫았다. 동해시는 물론 춘천 등 강원지역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징계를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아 지난 12일 강원교육청에 제출된 탄원서만 5908명이다.

그 뒤에도 전교조 강원지부 등으로 탄원서가 더 모아져 6000여명을 훌쩍 넘겼다. 진정서를 낸 사람 수와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많다.

한 학생은 “저희 선생님께서는 저희들을 위해서 시험을 보지 않았을 뿐입니다. 저희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하지 않기 위해서 항상 저희들을 생각해 주십니다”라며 “벌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호소했다.

파면 당한 한 교사가 담임선생님인 한 학부모도 “평상시 소신 있는 행동으로 아이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께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며 “징계 소식에 아이의 엄마로써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이렇게 글로써 청을 드립니다”고 징계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친필 탄원 외면한 강원교육청이 사회적 물의”

김영섭 부당징계 저지‧단체협약 위반 규탄 투쟁본부 집행위원장은 “사람 수만을 비교해도 정말로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곳이 강원교육청이란 걸 알 수 있다”라며 “학부모와 학생들이 목소리를 듣고 지금 당장 징계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육청이 의미를 부여한 진정서 자체에도 의문이 제기 되고 있다. 학부모회 등이 추진한 서명에 어떤 내용인지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서명을 받아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동해시의 초등학교 한 학부모는 “어머니회에서 와서 서명을 하라는 데 분명히 퇴출하자는 데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어머니회에서 하는 것이기도 하고 해서 서명했다”고 밝히며 “그런데 일주일 뒤에 퇴출에 사용될 것을 알고 교장선생님께 항의해서 서명에서 이름을 뺐다. 서명한 것을 후회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을 보지 않겠다는 게 아니고 자신이 가르친 것을 자신의 방법으로 시험을 본다는 것인데 이게 퇴출될 일이냐”고 이 학부모는 되물었다.

탄원서를 제출한 학생과 학부모들 대다수가 직접 손으로 쓴 편지 형태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한 쪽에만 귀를 열고 목소리를 들은 강원교육청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파면을 당한 남정화 교사(동해 청운초)는 “이미 징계를 결정해 두고 여기에 맞는 상황을 정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이에 대해 이상필 강원교육청 교원정책과 장학관은 “탄원서도 징계위원회에 보고돼 검토했다”며 “진정서는 징계를 요구하는 의결서 안에 포함된 내용으로 탄원서와 그렇게 비교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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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원 , 일제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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