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나로 인해 누군가 행복할 수 있다면…"

인권위 선정 인물로 뽑힌 김행수 서울 동성고 교사

"저는 전교조를 하면서 교육담론을 말하거나 연구하는 건 잘 못해요. 다만 학교에 계시다가 해직된 분들을 보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사람의 인생이 달린 일이잖아요."

 

김행수 동성고 교사는 국가인권위원회가 12월10일 세계인권선언일 즈음 선정하는 인권 향상 기여 인물 중 한 명으로 뽑혔다.





 

2007년 1월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는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며 김맹규·최화섭 교사를 서울 장안동 보안분실로 연행해갔다. 당시 두 교사를 면회하기 위해 동대문 경찰서를 찾았던 김행수 교사는 국보법 위반자에 한해 보안분실에서 수사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고 적잖게 당황했다고 했다. 남영동 대공분실이 '박종철 기념관'이 되면서 서울의 4개 보안분실도 함께 사라진 줄만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인권위에 두 교사에 대한 인권 침해 시정과 함께 간판도 없고 면회실도 없는 보안분실의 문제점 개선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출했고 그의 진정은 인권위의 시정 권고로 이어졌다. 최근 경찰청은 보안분실에 간판도 달고, 면회실도 마련했다는 권고 이행 내용을 인권위에 보내왔다고 한다.

 

"인권위가 하는 일이 뭐냐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교육 문제에 있어서도 기간제 교사, 학생인권 관련 권고를 보면 전향적인 내용이 많아요."

 

그는 학교와 관련된 인권위 권고가 나올 때마다 학교 홈페이지에 열심히 그 내용을 올려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고 했다.

 

1999년 3월 발령과 동시에 조합원이 된 그는 자신을 합법둥이로 소개했다. 올해로 10년차 전교조 사립위원회 사무국장, 서울지부 사립중서부지회 활동가, 동성고 2학년 8반 담임, 주당 17시간 수업의 영어교사에 더해 그는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와 '민중의 소리'에도 틈만 나면 글을 올리는 열혈 필진이다.

 

"학교에 저녁까지 남아서 수업준비 하고 글도 쓰고 학기말 아이들에게 나눠줄 학급문집도 만드니 바쁠 건 없다"는 그에게 '글을 쓰는 것이 재밌냐'고 물었다.

 

"싫지는 않다"고 했다. 그에게 기사쓰기는 "하고 싶은 말이라기보다는 내가 쓴 내용과 비슷한 것을 주장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근거 제시 작업"이라는 의외의 답이 나왔다.

 

"교사는 전공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가지만 학교 일에 바빠 세상일에 관심을 기울이기 힘듭니다. 그것이 교육계의 일이라 해도 그래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안 그래요. 세상 모든 일에 관심이 많지요. 저와 비슷한 교육관을 갖고 있는 선생님들이 제 글을 보고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사안의 논리와 근거를 만들 수 있다면 전 그걸로 족합니다. 그래서 제 글을 보면 남들 다 아는 내용인데 구구절절 또 설명하는 부분도 많아요."

 

'기사 쓰는 줄 알았더니 교선 한 거였냐'는 농담을 건네며 재미도 없는데 글쓰기를 왜 하냐고 재차 묻자 그는 답이 될지 모르겠다며 에머슨의 시 '성공(Success)'의 한 구절을 읊어주었다.

 

"자신이 한 때 이곳에 살았으므로 /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그는 두 가지 이유로 이번 겨울 방학으로 예정되어있던 1정 연수를 연기할 예정이다. 하나는 7명의 교사를 파면·해임한 공정택 교육감이 관장하는 연수를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7명 선생님의 복직을 돕고 싶기 때문이다.

 

"제가 사립위원회 활동을 많이 했잖아요. 복직투쟁 참 많이 했는데… 선생님들이 원하실지는 모르겠지만 힘을 보태고 싶어요. 사람의 인생이 걸린 문제잖아요."

 

그의 활동은 결국 또 사람으로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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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 징계 , 김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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