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26>그와 멀수록 혹독하다

그의 주변엔 학원 원장들이 많다. 선거대책본부장도 특목고 학원장이었고, 선거자금을 댄 친인척도 학원장이었다.

 

그의 주변엔 뇌물을 받은 직원들도 득시글거리는 모양이다. 최근 밝혀진 것만 자그마치 54명이다.

 

그는 바로 '일제고사의 선봉장', '맑은 서울교육운동의 지도자'인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다.

 

최근 이 소식을 세상에 선보인 신문은 <주간교육>이라는 교육전문지다.

 

"업자로부터 골프 접대와 뇌물을 제공 받은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아 온 서울시교육청 고위간부 등 관련 공무원 54명이 무더기 징계처분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3월 12일치)

 

학교시설 납품 관련 로비사건에 시교육청 고위간부 등 직원 50여명 이상이 연루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 기사를 <한겨레>가 17일치에 후속 보도했다. 이번 무더기 뇌물 향응 사건의 파장은 커져야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지켜볼 일이다. 공정택 교육감 측근 신문들(?)의 선택이 자못 궁금하다.

 

사실 이번 사건을 첫 보도한 매체는 한국교총이 내는 <한국교육신문> 인터넷 판이었다. 지난 해 10월쯤 이 기사는 배치된 지 한두 시간 만에 자진 삭제됐다. 이 신문 쪽에 확인해보니 "서울시교육청이 삭제를 강하게 요구해 어쩔 수 없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국교총과 서울시교육청의 끈끈한 관계 때문에 특종을 도둑질당한 셈이다.

 

<한국교육신문>의 사례에서 보듯 우리나라 보수신문들은 공 교육감에 너무 관대했다. '봐주기 보도'의 정석을 보여준 것이다.

 

반면 공정택 교육감과 멀면 멀수록 펜 끝은 칼이 되었다. 일제고사 반대 교사들, 전교조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사사건건 파고든다. 조합원 내부 게시판에 불법 잠입해 입맛에 맞는 내용을 보도하는 해괴한 일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해 일제고사 대체학습을 안내한 한 교사의 자녀가 시험을 봤다는 사실을 귀띔해준 이는 서울시교육청 직원이었다. 이것이 바로 '교육청 기자 점심 제공사건'이다.

 

지난 2월 일제고사 분석 결과 발표 뒤를 보시라. <동아>는 '교원평가 시범학교의 성적이 높았다'(2월 18일치)고 보도했고, 다음날 <조선>은 '전교조 조합원이 많은 학교가 성적이 나빴다'고 맞받았다.

 

이번 일제고사 공시 대상은 지역 교육청별 성적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 신문들은 학교별 성적을 빼낼 수 있었을까. 교육기자들은 '야심가'란 소리를 듣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고위 간부에게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결국 참교육학부모회와 전교조가 지난 16일 성적 유출자를 잡아달라고 수사를 의뢰했다. 과연 이명박 정부에서 학교별 성적을 빼준 불법은 된서리를 맞을까, 꽃바구니를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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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 특목고 , 공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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