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27>교총의 본색이 궁금하다

세계교원단체총연맹에서 내는 3월호에는 '일제고사 선택권 준 한국 교사들 해고'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이 단체는 172개 나라 3100만 명의 교사들이 모인 세계 최대 교원조직이다. 다음은 기사 내용.

 

"EI는 일제고사 선택권을 준 교사들에 대한 해고를 비난하는 전교조와 생각이 같다.(중략) 위험성이 큰 일제고사는 교육과정을 협소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면에서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교사들은 그들이 해롭다고 믿는 평가 제도에 대해 목소리를 낼 전문가다운 권리와 의무가 있다."

 

'교사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평가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국제 교육계의 상식'을 설명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전교조와 나란히 EI에 소속되어 있는 한국교총의 태도가 무척 고약하다. 이 단체는 지난 해 해고된 교사들을 겨냥해 '자업자득'(2008년 12월 22일치 성명)이란 독설을 퍼부었다.

 

남의 나라 교원단체들은 일제히 '해고 철회'를 부르짖고 있는데 정작 같은 나라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은 동료 교원에 대한 중징계를 두둔한 것이다.

 

이들은 지난 3월 25일 발표한 이사회 결의문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갔다.

 

"한국교총 이사회는 학업성취도와 진단평가는 학교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필수적인 교육활동으로 규정한다. 전교조 등 일부의 평가거부 움직임에 대해 정부가 단호히 대처할 것을 결의한다."

 

한마디로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교사들에게 중징계를 내려라'며 고사를 지내는 셈이다.

 

하지만 한국교총은 지금으로부터 7년 전에는 초등 3학년 기초학력진단평가조차 '일제평가'라면서 반대 성명을 낸 바 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2년 9월 25일치 성명은 "부진아 평가는 교사와 학교의 재량사항이므로 국가가 획일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원하는 학교와 시도만 실시해야 한다"고 지금과 정반대 주장을 담았다.

 

이런 상반된 태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전신인 대한교련 시절의 버릇이 MB 정부에서 본색을 다시 드러냈다고 볼 수 있겠다. 박정희 시절엔 '대통령 각하의 영도 아래 추구되는 모든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 한다'(73년 1월 12일 대의원회의)고 했고, 전두환 시절엔 '역사의 일대전환을 마련한 7.30교육정상화 조치의 의의를 새롭게 인식, 국민정신교육에 총력을 경주한다'(81년 12월 18일 대의원회의)고 결의한 단체가 아니던가.

 

지금 이명박 정부시절엔 '제발 교사들을 징계해 달라'고 읍소하고 나서니, 정부여당과 친정부 신문들로서는 이 어찌 갸륵하지 아니하리오.

 

그들의 본색이 참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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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 , 일제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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